BOJ, 10년 국채 금리 변동폭 확대…피벗 기대
아직은 엔화 매도세력 축소 수준…달러-엔 하락세
"달러 강세와 달러-원 상방압력 일부 제한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화 매도 포지션이 감소하면서 서울외환시장도 주시하는 모습이다.

엔화 매도세력은 일본은행(BOJ)의 피벗(정책전환) 기대감에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 매도 포지션의 감소는 대규모 엔 캐리 자금의 청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시장참가자는 달러-엔이 변동성을 보일 수 있으나 대체로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 강세와 달러-원 상방압력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비상업용 엔화 매수포지션은 3만3천686계약이다. 매도 포지션은 7만4천567계약이다. 이에 따라 순포지션은 마이너스(-) 4만881계약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28일 순포지션은 -10만2천618계약을 기록했다. 엔화 순포지션 축소는 주로 매수 포지션 증가가 아니라 매도 포지션 감소에 따른 것이다.

미국 CFTC 거래는 상업용과 비상업용로 나뉜다. 상업용은 상품 실수요와 관련이 있다. 비상업용 거래엔 투기 수요가 포함된다.

따라서 비상업용 엔화 매도세력이 축소됐다는 건 달러-엔 하락세에 베팅하는 투기포지션이 줄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BOJ의 피벗 기대로 엔화 약세를 내다보는 시장참가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BOJ는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10년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되, 변동 폭을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했다.

이에 시장에선 BOJ가 통화완화정책을 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다. 하지만 BOJ 회의 의사록에서 BOJ 위원들은 통화정책 변화가 아니라 양적완화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최근에 BOJ 피벗 기대에 다시 불을 지피는 소식이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BOJ가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달러-엔은 130엔까지 하락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이달 BOJ 통화정책 회의일정은 오는 17~18일이다.

엔화 이자율스와프(IRS) 시장도 BOJ 피벗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엔화 IRS 금리는 지난달 16일 0.6687%에서 30일 0.9200%로, 25.13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 국채 10년 금리는 15.95bp 올랐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BOJ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 일주일 후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했다"며 "엔화 IRS 금리는 BOJ가 통화완화정책을 철회해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시장참가자는 향후 달러-엔이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며 달러 강세와 달러-원 상방압력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 한 딜러는 "BOJ 관련 소식에 달러-엔이 출렁거리면서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라며 "그럼에도 대체로 달러-엔이 아래를 향하면서 달러 강세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달러-원 상방압력을 일부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와 엔화
일본 엔화 지폐와 미국 달러화 지폐 [촬영 이세원]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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