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 용퇴, 의사표명 조심스러워…소송은 개인 선택일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용퇴를 결단한 만큼, 우리은행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이해관계가 독립된 이사회나 차기 회장, 우리은행장 등이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 "우리은행 소송 여부, 손 회장 연임과 결부된 듯…다음 회장이 결정해야"

이 원장은 18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차원의 기관으로서의 소송은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전의 논의는 연임 여부와 소송 여부가 결부돼서 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손 회장의 거취 문제가 결정됐고, 지주단과 은행단에서 법적으로 적어도 분리되어 있다는 측면을 볼 때 우리은행에서 합리적인 검토나 이사회 논의를 통해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다른 회장이 올 텐데, 차기 회장과 우리은행장, 그리고 이사회에서 여러가지 심도 있는 논의를 하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아무래도 손 회장이 회장 자리에 있을 때 우리금융에 보고된 건은 아무리 공정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해관계와 관련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 결정은 똑같은 결정을 하더라도 독립된 다음 회장 또는 우리은행장이 하는 게 상식선에서 더 공정해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손 회장의 연임 도전 포기와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면서, 손 회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에 대한 개인 소송에 나서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 선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 처분으로 인해 상당 기간 이슈가 있었던 특정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 또 금융당국도 오해를 받았던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 의사 표명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며 "손 회장이 어떠한 법률적 이슈에 대한 결정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손 회장과 우리은행의 제재에 있어서 지난해 11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형평성 일부 소수의견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는 "한 위원이 타 금융기관과 비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으나 회의 내의 설명을 거쳐 그부분에 수긍을 했다"며 "최종적으로 전체 회의 결론에 전부 동의를 한 것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전한 논의를 통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그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최종 결론에 같이 도달한 것"이라며 "소위에서 여러번 회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이슈가 많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한데, 최종적인 결론 자체에 대해서 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 "예금·대출금리 상승, 시장의 변동성 초래…입체적으로 보면서 결정해야"

이 원장은 금융당국 입장에서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시장금리 및 대출금리의 급등이 유발한 지나친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작년 말에는 과도한 은행채의 발행, 예금금리의 지나친 상승으로 인한 자금 쏠림이 있었고 이때문에 증권이나 캐피탈 쪽에서 아예 자금경색이 일어나 시장실패 지경까지 갔다"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상승이 시장의 큰 변동성을 초래하는 부분이 있어 그런 점에 대해서 은행권과 정책적 방향과 공감대를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가지 시장 상황이나 방향성을 볼 때,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금리를 개별적 판단에 의해 올릴 때도 결국 대출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 이를 입체적으로 보면서 결정을 하실 것"이라며 "은행권도 큰 정책적 방향에서 입장이 아주 다르지는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자금시장 경색과 관련해 은행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우량물과 비우량물의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했다.

이 원장은 "모 금융기관의 경우 이전에는 투자하지 않던 등급(레이팅)의 물량에 대해서도 내부 절차 등을 정비해 수천억 단위의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물건이 사실은 레이팅이나 수익률 면에서 아예 은행이 손해를 보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서 은행 자체적으로 평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 전반적으로 중소기업 및 서민 금융지원 방안 중 해당 개별금융기관의 사례에서 수긍이 될 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벤치마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남부지검 옵티머스 재수사, 공조요청 있으면 대응…사모펀드 사태 관련 CEO 제재, 불확실성 해소"

이 원장은 남부지검에서 공조 요청이 있다면 과거 검사를 진행한 측면과 더불어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강화된 자본시장 검사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옵티머스 등 펀드와 관련된 부분은 과거 확인되지 않은 일부 사실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검찰 측에서 공조 요청이 있다면 살펴볼 예정"이라며 "최근 조직개편 등을 통해 자본시장 검사역량 강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강화된 인력 역량을 어떻게 투입할지에 있어서 옵티머스 건 등과 같이 결합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사모펀드 사태 관련 증권사 CEO 제재에 대한 심리가 재개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너무 오랫동안 법적 불확실성을 계속 두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그런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지금 논의가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은행장들과 간담회 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1.18 utzz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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