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금융당국의 시선이 단기자금시장 안정화에서 부동산 연착륙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불거진 단기자금시장 불안 양상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 대책에 따라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의 불안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PF 부실을 초래할 수 있는 뇌관을 조기에 제거하지 못할 경우 또다른 시장 불안으로 확산할 우려가 큰 만큼 금융당국은 5대 금융지주와 대주단 협의체를 구성해 PF 시장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5대 금융지주 부사장급 임원들과 PF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18일에는 시중은행 실무 담당 부행장들과도 회의를 진행했다.

금융지주와의 회의에서는 PF 대주단 협의체 가동을 통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PF 사업장에 대한 자금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금융당국은 특히 브릿지론 부실 우려 상황에 대해 우려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PF 사업 과정에서 브릿지론이 본 PF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브릿지론의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면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금융당국과 5대 금융지주가 참여해 출범한 PF 대주단 협의체는 채권단 간 공동관리를 통해 부실화된 PF 사업장에 대한 구조개선과 사업 정상화를 돕는 것이다.

지난 2008년에도 구성된 바 있는 PF 대주단 협의체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은 정부에서도 PF 위기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PF 대주단 협의체를 통해 사업장별 대주단들이 모여 연착륙 방안 및 자금 조달 등 의사결정을 공론화할 수 있는 소통 수단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이에 더해 대주단 협의체에서 PF 정상화를 위해 상호 협약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당국은 PF 사업이 진행될 경우 이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단기자금으로 운영하는 부분이 있는데,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자금시장 불안이 지속하면서 이를 단기자금을 장기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금융지주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정부에서 보증해 PF 사업장에 대해 신용보강을 한다면 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고, 이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PF 사업장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금융지주사들에서도 이를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오고 갔다.

한 금융권 임원은 "현재의 PF 사업 환경과 연착륙 방안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을 해보자는 논의가 오고 갔다"며 "당국에서도 지원할 테니 민간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긍정적인 논의였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주 임원을 소집한 데 이어 다음날 PF 사업 실무를 담당하는 주요 은행 부행장들과도 회의를 진행했다.

지주와의 회의가 큰 틀에서의 현황 파악 및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면, 은행 실무자들과의 회의는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간 정부와 당국에서는 PF 사업장별 집중 관리 및 증권사 및 건설사 보증 PF ABCP 매입 프로그램 등 PF 사업 등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제시했다.

또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정상화를 위해 은행의 유동성 공급을 유도하는 등 PF 위험 전이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금융위는 은행 임원과의 회의에서 당국의 현황 파악 외에도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은 어떤지, 정부의 지원 대책 효과는 있는지, 정부가 어떤 것을 더 해야 하는지 의견을 구했다.

향후 PF 시장이 은행보다는 브릿지론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와 캐피탈사 등의 문제가 큰 만큼, 앞선 회의를 바탕으로 증권사, 캐피탈사와도 회의를 통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에서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놓치는 것을 얘기해달라고 하는 등 허심탄회하게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출처: 연합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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