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주요국 중앙은행과 시장 간의 시각차가 좀처럼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유례없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고, 유럽중앙은행(ECB)은 나쁘지 않은 경제 상황을 이유로 긴축의 고삐를 조이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중앙은행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온 일본은행은 금융완화를 끈질기게 지속하겠다며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주요국 중앙은행이 직면한 상황과 시장의 시각을 정리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올해 초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시장 간 '치킨 게임'으로 들썩였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위해 단호한 스탠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경기 침체의 경계선에서 점차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톤을 조절하는 모습이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열리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은 연준이 25bp 인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의 속도 조절이 확실시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연말 연준이 피벗(정책 변경)을 단행하며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인가로 집중되고 있다.

◇달라진 연준 톤…'매파' 발톱 숨기나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WSJ 기자는 2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라며 연준 위원들이 올해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는 데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부터는 고금리가 경제를 둔화시키는 데 얼마큼의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최근 연준 위원들의 톤도 한껏 시장과 가까워진 모습이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최근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강연에서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금리 인상 폭을 줄이는 것은 "우리에게 더 많은 데이터를 흡수할 기회를 주고, 아마도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에서 금리를 결정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파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최근 미국외교협회(CFR) 행사 연설을 통해 25bp 인상을 선호한다고 발언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또한 이달 중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냈다.

지난해 12월 FOMC 성명서만 해도 연준은 "올해 금리 인하 개시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또한 연준은 통화 완화를 기대하는 시장에 대한 경고로 "위원회의 대응에 대한 대중의 오해로 금융 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복원하려는 위원회의 노력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연말 25bp 인하 시작"

2월 FOMC를 앞두고 발표된 미국의 물가 및 성장 지표는 시장의 피벗 기대를 더욱 자극하는 재료가 됐다.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전기대비 연율 2.9% 상승하면서 3분기 3.2%를 증가를 밑돌았다. 작년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전기 대비 3.2% 오르는 데 그쳐 물가 상승률이 전 분기 대비 둔화했다.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에 따라 연준의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시선도 강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연준이 25bp 인상할 가능성을 98%대로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90%대 중반에서도 추가로 상승했다.

하반기까지 시계를 넓혀 보면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5% 수준까지 올린 뒤 한동안 동결한 후에 오는 11월부터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가장 우세하다.

현재 11월 25bp 인하 가능성은 34%대로 가장 높으며 12월에 동결 및 추가 인하 확률은 모두 31%대로 비등한 수준이다.

한편 시장 또한 연준과의 보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지난 25일(미국시간) 고객 노트를 통해 오는 2월 연준의 25bp 금리 인상을 전망하면서도 '마지막 매파적 독침'을 남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폴 애시워스 C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인 (복수의)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s)'이 요구된다는 언급을 그대로 둘 것"이라며 "방점은 '복수의 인상'에 찍힌다"고 말했다.

CE는 이후 3월에 25bp 추가 인상으로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 예상했다.

*페드워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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