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박경은 기자 = 2년여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은 SK하이닉스가 수요예측에서 모집물량의 세 배 이상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SK하이닉스는 당초 계획한대로 최대 1조4천억원까지 회사채 증액 발행을 검토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LG화학이 지난 2021년 기록한 단일회차 기준 최대 발행액(1조2천억원)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이날 7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 총 2조5천85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2천800억원씩 모집한 3년물과 5년물에는 각각 1조3천100억원, 1조300억원의 주문이 몰렸으며, 600억원을 모집한 7년물에는 1천500억원, 800억원을 모집한 10년물에는 9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당초 SK하이닉스는 개별 민평금리에 --30bp~+30bp를 가산한 금리밴드를 제시했는데, 3년물 -35bp, 5년물 -40bp, 7년물 -32bp, 10년물 -2bp에서 물량을 모두 채웠다.

최근 10년만의 대규모 분기 적자에도 상위권의 시장 지위와 탄탄한 그룹 신인도, 크레디트 시장의 투자 열기에 힘입어 모집 물량을 뛰어넘는 투자 수요를 끌어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4월 이후 2년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당시에도 1조1천8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해, 차입금 상환, 대금 결제, 증설 등에 자금을 투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로 이달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7천2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했다.

신평사는 SK하이닉스가 확고한 시장지위와 견조한 현금창출력으로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유지하고, 투자감축 계획에 따라 향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와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누적 재고로 판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점은 향후 단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61% 감소한 1조7천억원이며, 4분기는 1조7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과점화된 시장구조에서 SK하이닉스의 적극적인 투자·공급 조절을 통한 업황 복원력이 단기적인 수요 둔화 영향을 완화할 것"이라며 "믹스 개선이 마진 하락 폭을 방어하면서 D램 부문의 우수한 원가경쟁력 등 본연의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영업 현금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0% 줄이고, DDR5나 LPDDR5, HBM3 등 주력 제품 양산과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총차입금은 인텔의 낸드 사업부 양수, 재고 누적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확대로 2020년 말 12조9천억원에서 지난해 23조원까지(잠정실적 기준, 리스 부채 미포함) 증가했다.

잠정실적 기준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63.9%이며, 차입금 의존도는 22.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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