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English
"전국민 지원해야" vs "재정 건전성 유지해야"
한덕수 "국민 인기 위해 '가격 유지' 안 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김재환 기자 = 난방비 지원의 확대 여부를 두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야당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원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한 총리는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국민 부담을 우려해 지원을 늘리거나 요금을 올리지 않는 건 포퓰리즘에 해당한다며 공공요금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 총리는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난방비와 전기요금 급등으로 인한 문제를 지적하며 지원 대상 확대 등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한 총리는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 총리는 "정부의 재정이 여유가 엄청나다면 모든 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라며 "(그러나) 지금 우리 재정은 대외적 신인도 차원에서도 그렇고 누적된 국가 부채를 안정화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 수준에서 우리 재정을 건전하게 가져가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지원을 집중해야 하고 우리 재정 사정으로는 취약계층에게 집중하는 정책이 합리적이다"고 부연했다.
또 "국가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국민의 부담만 줄이면 국가 운영은 불가하다"면서 "정부는 국가를 대내외적으로 건전하고 제대로 인정받는 그런 국가가 돼야 한다. 포퓰리스트 정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아울러 "전 국민에게 에너지 값을 국가가 예산으로 지원해주는 것은 합리적인 정책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대내외적으로 대한민국의 재정정책이 엉터리 정책이란 평가를 받아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가스 및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그는 "필요한 지출을 하는 것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하지 않았다. 능력도 없으면서 빚을 얻어 인기만을 위한 정책은 안 된다는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은 10배로 뛰는데 국민들의 인기만을 위해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합리적인 정책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에너지 값은 외국에 비해 아직 굉장히 저렴한 상황이다"며 "시장에 반항하면서 올려야 할 에너지 값을 올리지 않은 정부는 어떤 정부를 막론하고 마땅하지 않으며 시장에 반항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민주당이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한 대책에 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30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관해선 "정부가 지금 예산을 통과시키고 집행을 시작한 지 한 달 반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라며 "정부로서는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거부 의사를 전했다.
정유사가 거둔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횡재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원유 생산과 정제를 모두 수행하는 정유사를 가진 나라와 정제 마진에 주로 의존해 영업이익을 내는 우리 정유사와는 차이가 있다"라며 "횡재세는 우리나라에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한 총리는 "올해도 경제 운영 계획에 의하면 지난해보다 줄어들겠지만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열심히 노력하면 유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며 "경제가 어렵고 전체적인 경제 운영이 힘들더라도 위기에 떨어지는 상황이 돼서는 안 되겠다는 쪽에 역점을 두면서 경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한 총리는 반도체 투자세액 공제율 확대 법안에 관해 "올해 반도체 투자 계획으로 봤을 때 우리가 조금 더 지원을 해주면 투자 활동이 더 활발해지겠다고 생각해서 추가적으로 안을 만들었는데 2월 국회 처리 목표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기술 유출과 관련해선 "첨단기술 보호를 위해 반도체를 포함해 산업기술 보호법에 따라 총 73개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고 기술 유출이나 기업 M&A에 대해 사전 승인을 받게 하는 등 기술 보호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hkim9@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