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KDB산업은행이 글로벌 투자자의 큰 관심을 받으며 2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발행에 성공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추가 금리 인상' 발언에도 공모 한국물(Korean Paper)로 쏠리는 강한 투자심리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을 찾을 발행사에 관심이 쏠린다.

9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지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20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5년과 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발행금리는 5년과 10년물 각각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 대비 60bp, 80bp 더한 수준에서 형성됐다.

한국물 시장은 지난 17일 우리은행(A1, A+)의 달러화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발행 이후 사실상 잠정휴업 상태였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주택금융공사(유로화 커버드본드), 한국전력공사 등이 조달을 연기한 여파다. 이들 발행사는 원화 채권시장의 초강세와 스와프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글로벌 채권시장을 찾지 않았다.

'시계 제로' 상태의 한국물 시장에서 KDB산업은행은 매년 글로벌 채권시장을 찾는 대표주자의 위상을 바탕으로 조달을 성황리에 마치는 모습이다.

연초 초강세의 모습을 보인 글로벌 채권시장은 미국 고용시장의 호조 등 연준 통화정책과 관련한 리스크가 다시 부상한 상태였다. 지난 7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우리가 보낸 메시지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으나 이 과정은 꽤 시간이 걸릴 것이고, 부드럽지 않고 아마도 험난하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상보다 강한 지표를 얻으면 예상보다 더 높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시장의 불안을 키운 바 있다.

다만 KDB산업은행은 절묘한 시점에 시장을 찾아 '역대급' 수요를 확인했다. 전일 KDB산업은행은 아시아에서 나온 유일한 달러 벤치마크 발행사라는 점에서 북빌딩(수요예측) 간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에 아시아와 유럽, 미국에서 실시한 북빌딩에서 한때 148억 달러 상당의 수요를 쌓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자의 열기에 KDB산업은행은 발행금리를 5년과 10년물 각각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45bp, 40bp 절감했다.

KDB산업은행이 불안한 금융환경을 극복하고 한국물의 성공적인 발행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을 찾으려는 대기 발행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KDB산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스탠다드차타드, 소시에테제네랄, 노무라증권, MUFG 증권, KDB 아시아, KB증권이 주관했다.

KDB산업은행 종로지점
[촬영 안 철 수]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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