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첫 달러화 채권 고민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KDB산업은행의 성공적인 발행을 뒤로하고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은 '135일 룰'에 따라 한동안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를 제외하면 달러화 채권 발행은 2분기가 돼서야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지난 9일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프라이싱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트랜치(tranche)는 5년과 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5년과 10년물 각각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 대비 60bp, 80bp 더한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형성됐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5년물은 45bp를, 10년물은 40bp를 절감한 수준이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의 호조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KDB산업은행이 어려운 분위기에서 성공적인 발행을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스프레드를 연초 한국수출입은행 발행 당시보다 절반으로 축소하며 한국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견고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지난 1월 한국수출입은행은 5년물을 미 국채 대비 120bp, 10년물을 145bp를 가산한 수준에서 한국물 발행을 마친 바 있다. 프라이싱 당일 KDB산업은행의 발행금리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 초 발행한 한국물의 유통금리 아래에서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무디스와 S&P, 피치로부터 각각 'Aa2', 'AA', 'AA-'로 동일하게 평가되고 있다.

설 연휴 이후로 잠잠했던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점이 주효했다. 지난 1월 말 중국과 홍콩 등 범중화권 지역이 긴 춘절 연휴에 돌입하면서 아시아 채권시장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KDB산업은행은 연휴가 끝나고 대략 보름 만에 시장에 나온 달러화 벤치마크 발행사로 투자자의 대기 수요를 흡수했다.

한국물 시장은 '135일 룰' 기한에 따라 잠잠해질 전망이다. 135일 룰은 SEC가 채권 발행 기업에 적용하는 규칙이다. 미국 시장에서 채권을 찍을 때는 재무제표가 작성된 시점에서 135일 이내에 납입을 비롯한 모든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장에선 KDB산업은행의 뒤를 이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달러화 선순위채권 발행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정부가 보증하는 기관으로 공시 의무가 대폭 완화된 '스케줄 B(Schedule B)' 형태로 발행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135일 룰과 상관없이 공모 달러화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다만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미국 고용시장의 호조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원화 채권시장이 연이어 강세를 이어가면서 조달 시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호주 달러화 또는 포모사 본드 등의 조달 방식도 135일 룰의 적용을 받지 않는 만큼 1분기 외화채 조달의 틈새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KDB 산업은행
[연합뉴스TV 캡처]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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