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 관점에서 바라본 통화·재정 당국자 인사가 다소 얄궂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된 업무가 금리 방향성 측면에서 '숏(금리상승)'에서 '롱(금리하락 및 안정)'으로, 또는 '롱에서 숏'으로 확 바뀌었기 때문이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김인구 전 금융시장국장을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금융안정국장으로 보임했다.

통화정책 긴축기에 금융시장 국장 임무는 숏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금통위가 결정한 기준금리를 시장에 반영해야 하는 기본 업무뿐만 아니라 시장과 소통 임무도 시장금리 방향상으론 위쪽을 향해서다.

일례로 금통위가 인상을 시사했는데도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내릴 경우 메시지를 전할 기회를 찾아야 했다. 금통위 결정 후 발생할 충격을 줄이는 차원에서다.

숏에 가까운 임무만 했던 것은 아니다.

작년 레고 사태 등 시장 불안이 커졌을 때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및 적격담보증권 확대 등 조치를 과감하게 시행해 호평을 받았다.

이번 새로 맡은 금융안정국장 업무는 롱(금리 하락)에 가깝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 등 취약한 연결 고리 등이 고금리 장기화에 터질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
연합뉴스

 


국채 발행 당국인 기획재정부 인사도 금리 방향성 관점에서 흥미롭다.

기재부는 지난주 장보현 전 국채과장을 물가정책과장으로 발령했다.

국채과장 당시에는 안정적 시장 관리 및 조달이 주된 임무였다면 이제는 물가 안정으로 목표가 바뀌었다. 금리 방향성 측면에서 '롱'에서 '숏'으로 포지션이 전환된 셈이다.

장 과장은 시장 충격을 피하면서도 원활하게 국고채를 발행했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금리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제는 물가 안정을 고려할 때 금리가 내리는 상황이 오히려 반갑지 않을 수 있다. 금융 여건 완화는 물가 제어 효과를 낮춘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한국은행과 기재부 등 당국의 시장 소통과 조치가 몇 년 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민했다"며 "작년 시장이 절체절명 위기였을 때 두 당국자 대응은 칭찬할 만하다"고 말했다.

 

 

 

 

장보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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