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무자격, 무경험, 무경력 낙하산이 내려온다'
한국예탁결제원 여의도 사옥에 대형현수막이 걸렸다. 현재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예탁결제원은 차기 사장 내정설이 돌면서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소위 '낙하산' 사장을 막겠다는 투쟁의 의미로 대형현수막을 걸어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용서비스노동조합 한국예탁결제원 지부는 지난 15일 서울 예탁결제원 여의도 사옥 앞 집회에 이어 1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사장 선임 절차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예탁결제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 박철영 예탁결제원 전무이사,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행연구실장) 등 3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이 중 내정설에 휩싸인 이 연구위원은 지난 2006년부터 금융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했으며 지난해에는 윤석렬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 경제 분야 구성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금융위원회 출신의 박정훈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김정각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의 이름이 사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후보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정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노조는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순호 씨는 은행법 연구전문가로, 자본시장 인프라 기관인 예탁결제원 업무와 다르고 지휘 감독 등 행정 경험도 전혀 없어 1천여 명의 직원을 지휘 통솔하는 수장으로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임추위는 오는 22일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후보자를 선정한 뒤 28일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선발될 때까지는 결과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내정설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라며 "내정자로 꼽히는 분이 과거부터 자본시장 관련해 관심이 없다는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노조에서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이경식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상임이사로 선임하면서 낙하산 논란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이 신임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 본부장은 지난 10일 임명되고 13일 첫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시위에 가로막혔다.

한국거래소 노조 역시 종합검사를 진행했던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이 신임 상임이사로 뽑힌 것이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신임 상임이사는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부국장, 자산운용감독국장, 자본시장감독국장을 거친 후 지난 2021~2022년 금감원 금융투자부원장보를 역임한 바 있다.

신임 상임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6년 2월 12일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철이 다가오면 매번 낙하산 논란은 반복되고 이에 반발하는 노조와 대치되는 상황이 연출된다"며 "불투명한 인사 관행은 반드시 고쳐져야 할 업계 악습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투자금융부 장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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