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경기가 침체를 피해갈 아홉 가지 근거가 있다고 한 월가 전문가는 진단했다.

가베칼 리서치의 회장이자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나톨레 갈레츠키는 19일(현지시간) 마켓워치를 통해 "향후 몇 달 내로 미국 경기 침체는 거의 상상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불행하겠지만, 미국 경제는 오히려 올해 후반에 성장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첫 번째 근거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실질금리가 전체 만기에 걸쳐 크게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 침체가 시작된 적이 없다는 점이 꼽혔다. 만약 기준금리 변동폭이 아닌 기준금리 수준에 집중한다면 이번의 통화 긴축은 지난 1950년대 이후 어느 주기보다 가장 온건한 긴축이라고 칼레츠키는 설명했다.

두 번째로, 연준의 기준금리가 5%에 도달한 뒤에도 실질 장기 금리는 마이너스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미국 채권 수익률 곡선(커브)은 크게 역전되어 있어 인플레이션이 5% 밑으로 떨어져도 실질 장기 금리는 마이너스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칼레츠키의 분석이다.

그는 "5% 미만의 인플레이션이나 실질 장기 금리의 플러스 전환은 몇 달 내로 모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 번째로 채권 커브 역전은 유용한 경기 침체 지표가 아니라고 칼레츠키는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70년 이후 미국의 모든 경기 침체 이전에 커브 역전이 있었지만, 몇 가지는 잘못되거나 매우 이른 시기의 예측이었다"고 돌아봤다.

네 번째로 미국의 노동시장은 경기 침체가 오기에는 너무 강한 편이다.

다섯 번째로는 평균 실질 임금이 하락했음에도 총 실질 소득이 증가했다. 고용 증가세가 급격하게 나타나며 실질 임금 하락의 영향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로는 실질 임금 상승률이 곧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칼레츠키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크게 긴축된 상황에서 임금 상승률은 몇 달 내로 5%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고, 인플레이션은 추가적인 오일 쇼크가 없는 이상 5%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곱 번째로 정부의 코로나 지원책과 팬데믹 기간의 소비 감소 때문에 미국 개인 저축의 재고가 여전히 정상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여덟 번째로 미국 주택시장이 안정화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현재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2004~2007년 주택 거품 이전의 어느 시기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칼레츠키는 설명했다.

아홉 번째로 경기 활동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 제조업 부문의 큰 손실은 미국 경제에서 훨씬 큰 서비스 부문의 작은 이익으로도 상쇄되고, 이에 따라 결국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게 칼레츠키의 관측이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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