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바짝 긴장하고 있다.

콘텐츠 시장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성장이 점차 둔화하고, 애플과 아마존 등 굵직한 빅테크 기업들이 잇달아 콘텐츠 시장에 침투하며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CJ ENM을 포함한 국내외 콘텐츠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체질 개선, 조직 개편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경영 위기 극복과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연초부터 전사적 차원의 강도 높은 비상 경영에 나섰다.

CJ ENM은 지난달 9일 조직 슬림화와 효율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1개 총괄·9개 사업본부였던 조직을 영화·드라마(스크립트), 예능·교양, 미디어플랫폼, 글로벌, 음악 등 5개 사업본부 체제로 축소했다.

유사 조직을 통폐합하고 핵심 사업 단위로 사업 본부를 재편하면서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포석이다.

또한, 적신호가 켜진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CJ ENM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37%이며, 순차입금은 2조2천억원을 웃돈다.

지난 2021년 기준 CJ ENM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은 각각 88.9%와 6천816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다. 피프스 시즌 인수로 차입금이 급격히 불어난 탓이다.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하향 트리거에도 터치한 상황인 만큼 CJ ENM은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나 설비투자(CAPEX)를 최소화하고, 관행적인 비용이 지출됐던 업무들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 9일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는 비핵심 자산 매각을 발표하기도 했다.

CJ ENM 측은 "악화한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며 "상장 주식 및 부동산 등을 포함한 매각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CJ ENM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단순 투자한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주식 9만5천주를 약 23억원에 장내 매도해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CJ ENM 관계자는 "이번 비상 경영 시행은 다양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 투자해 '글로벌 IP파워하우스'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굴지의 해외 콘텐츠 기업들도 호황 끝에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최근 기존 미디어 부문과 테마파크 부문으로 양분된 조직에서 ESPN 부문을 분리했다. 또한, 최근 추가로 인력구조 조정을 단행해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지속적인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 매각에 대해 열린 입장을 내놓으면서 변화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지난해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에 대한 콘텐츠 투자를 줄이고, CNN+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했다. 또한 자체 FAST 서비스 도입에 앞서 HBO MAX 프로그램 중 일부 콘텐츠를 타사에 공급하면서 전략 방향을 수정했다.

이밖에 넷플릭스, 로쿠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 역시 지난해 대규모 조직개편 및 M&A를 통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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