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지난 2018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나는 이제 뒷방으로 물러났어." 지난 19일 국토교통부 장관과 원도급사 간담회장에서 마주친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었다.

임병용 부회장은 건설업계에서 보기 드문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지난 2013년 GS건설로 옮긴 뒤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와 견줄 건설업계 CEO는 태영건설의 이재규 부회장 정도다. 두 CEO는 회사가 위기를 맞이해 선택한 카드라는 공통점이 있다.

임병용 부회장은 GS그룹에서 ㈜GS의 사업지원팀장, 경영지원팀장, GS스포츠 대표이사(겸직) 등을 거쳐 2012년 12월 GS건설 경영지원총괄(CFO)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듬해인 2013년 GS건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등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손실, 주택 부문의 프로젝트파이낸스(PF) 사업장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GS건설 주요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추이
[출처: 사업보고서, 연합인포맥스 정리]



지난 2013년~2020년 GS건설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임병용 부회장의 10년이 어떠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GS건설은 2013년 9천354억 원 영업적자에서 2014년 흑자로 전환한 뒤 2018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주역은 주택사업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건축주택사업은 단 한 차례도 영업 적자를 보지 않았다. 지난 2020년에는 건축주택사업 영업이익만 1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늘도 있다. 매출에서 건축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해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단순해졌다.

한때 주택을 넘어섰던 플랜트는 매출규모가 주택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었다. 2018년과 2019년 외에는 적자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인프라 부문도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임병용 부회장은 GS건설을 살리는 대신 종합건설사에서 주택전문 건설사로 탈바꿈시켰다.

GS건설 주요사업부문별 매출액 추이
[출처: 사업보고서, 연합인포맥스 정리]



그리고 지금 임병용 부회장의 버팀목이었던 주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GS건설에는 주택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캐시카우가 보이지 않는다.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사장이 신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지만, 주택을 대체할 수준으로 올라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임병용 부회장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업금융부 남승표 기자)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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