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고금리 상황에서 중저신용자대출을 대폭 늘린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중저신용자대출을 8조원 넘게 공급하면서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지만, 고금리 지속에 따라 차주의 상환능력이 악화하면서 연체율이 뛰는 결과가 초래돼 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0.49%로, 1년 전보다 0.27%포인트(p) 상승했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말 0.22%에서 지난해 1분기 말 0.26%, 2분기 말 0.33%, 3분기 말에는 0.36%로 오르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다 4분기 말에는 전분기 대비 0.13%p나 뛰면서 이전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0.36%로 집계됐는데, 전년 말(0.22%) 대비 0.14%p 악화된 수준이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이 0.85%로 집계됐다. 전년 말에 비해 0.44%p나 올랐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계속 상승세를 보였는데, 하반기에는 매분기 10~20bp 오르며 더욱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말에는 전분기 대비 0.18%p나 악화하기도 했다.

토스뱅크의 경우에도 다른 인터넷은행의 추세를 감안하면 지난해 말 연체율이 이전보다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4분기에 대출금리가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이 가중됐고, 인터넷은행의 주요 고객인 중저신용 차주의 상환능력이 약화한 탓이다.

특히 작년 한해 동안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대출 목표 달성을 위해 전년보다 더 많은 규모의 중저신용자대출을 공급하다보니, 고금리 상황에서 건전성 리스크가 더욱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2조5천975억원, 케이뱅크는 2조265억원의 중저신용자대출을 공급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5배, 2.7배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2021년에 출범한 토스뱅크는 작년 한해 3조8천억원 규모의 중저신용자대출을 취급했다.

문제는 올해에도 이같은 건전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와중에 인터넷은행들의 올해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치가 작년보다 더 높이지기 때문이다.

올해 말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30~40%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업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중저신용자대출을 늘리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이를 어떻게 잘 관리하는가가 주된 쟁점이 될 것"이라며 "각사의 신용평가시스템(CSS)의 역량 경쟁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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