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국내 유일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최대 2천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번복 사태 이후 처음으로 보험사가 공모 자본성 증권 조달에 나선 것이다. 다수의 국내 보험사가 조달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코리안리재보험의 공모 결과에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흥국 사태 이후 첫 공모 신종자본증권

3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재보험(AA0)은 오는 8일 수요예측을 거쳐 최대 2천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5년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이 포함됐다.

코리안리재보험의 이번 조달은 지난해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번복 사태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공모 신종자본증권이다. 지난해 흥국생명은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를 번복해 투자자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보험사 조달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흥국 사태 이후 보험사들은 사모 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해왔다.

지난해 IBK연금보험과 푸본현대생명 등은 사모 시장을 통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당시 보험사를 둘러싼 투자 심리가 위축됐지만, 푸본현대생명보험은 기존 투자기관의 롤오버를 통해 조달을 완료했다. IBK연금보험은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다가 리테일과 보험사 등 다양한 기관의 수요를 확보해 가까스로 발행을 마쳤다.

올해 1월에는 농협생명보험이 표면금리 5.52%로 2천500억 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 '돈맥경화' 못 피해…올해 다를 것

코리안리재보험은 지난해 10월에도 1천억 원 규모의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시엔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의 경색으로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표를 받았다.

최대 2천억 원 규모의 발행 규모를 제시했지만, 250억 원의 자금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미매각으로 발행금리는 밴드 상단인 6.7%에 형성됐다.

다만 업계에선 코리안리재보험의 안정적인 자본 적정성 비율 등에 따라 이번 수요예측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A 증권사 IB 관계자는 "안정적인 킥스(K-ICS) 비율과 최근 공동 재보험 영업을 통해서 실적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안정성이 보험사 가운데 가장 우량하다"고 설명했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리안리는 잘 될 것으로 보이지만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크다"며 "크레디트는 단물이 끝나서 절대금리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조달 촉각…'A급' 속속 등장할 듯

오는 7일과 8일 보험사가 공모 시장에 연이어 등장하면서 보험사 조달의 분위기가 관측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리재보험의 수요예측 직전일에는 ABL생명보험(A0)이 최대 1천2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업계에선 국내 보험사들이 발행 시장에 속속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형 보험사 위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회계제도 IFRS17과 지급여력비율 규제인 킥스(K-ICS) 체제 도입에 따라 대형 보험사의 자본 적정성 비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대형사는 상환, 중소형사는 차환 발행에 나선다는 분석이다.

위의 증권사 IB 관계자는 "AA급보단 A급 쪽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쪽이 차환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흥국생명보험, 푸본현대생명 등이 발행 시장에 나설만한 보험사들"이라고 내다봤다.


코리안리
[촬영 안 철 수]


nkhw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0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