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경제학자, 활동가, 정치권에서의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는 증인들로부터 의회가 연방 정부의 31조4천억 달러의 부채 한도를 인상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경우 결과에 대해 청취했다.

현재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주)이 이끄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예산 우선순위에 대한 백악관과의 협상을 위해 부채 한도 합의를 보류하고 있다.

미 의회 예산국(CBO)은 의회가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7∼9월 사이에 미 재무부의 특별 조치가 소진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무디스 "안 그래도 취약한 美 경제…침체 빠질 것"

경제 정책 소위원회 청문회에선 금융 서비스 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부채 한도 법안의 대안을 설명하는 새로운 보고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이미 취약한 미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며 "2024년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 시장과 경제가 뒤흔들리고 미국인들이 디폴트에 대한 대가를 여러 세대 동안 치러야 할 것"이라며 "신속히 해결되더라도 글로벌 투자자들은 연방정부의 재정이 정치적인 이유로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믿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10년에 걸쳐 재정 지출을 2022년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화당의 예산안이 내년에 경기 침체를 촉발하고 260만 개의 일자리를 잃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공화당은 세금 인상 없이 사회 보장 및 메디케어 혜택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균형 예산을 달성하려면 비국방 재량 지출과 메디케이드(Medicaid)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삭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활동가·정치권도 디폴트 우려…"중국에 주도권"

우파 재정 정책 단체인 미국행동포럼(American Action Forum)의 더글러스 홀츠-에이킨 대표도 디폴트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홀츠-에이킨 대표는 상원 의원들에게 "미국이 채무를 불이행하고 국제 신용도를 위험에 빠뜨리면 미국이 사실상 경제 권력을 중국에 넘겨주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재무부의 신용도를 포기하고 전 세계가 다른 기축 통화를 찾지 않고 가만히 있을 것이라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폴트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많은 납세자의 재산을 감소시킬 것이며 경제적 자신감을 떨어뜨려 소비자 지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금리가 올라 납세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고, 우발적인 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부채 한도 결정에 대한 공화당의 반발을 신용카드 청구서 결제를 거부하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

워런 의원은 청문회에서 "하원 공화당은 부채 한도를 이용해 미국 정부와 경제를 볼모로 잡았다"며 "그들은 정부 지출,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 노동자에 대한 투자에 대해 막대한 삭감을 하지 않으면 정부가 부채를 갚지 못하게 할 것이다. 마치 신용 카드 청구서를 받아놓고 새 예산 플랜이 있으니 내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며 공화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촬영 이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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