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자본적정성에 대한 투자자의 의심 어린 시선과 시장 변동성으로 중소형 보험사의 자금 조달 여건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용등급 'A'급 보험사의 공모 후순위채 수요예측은 시장의 외면을 받은 가운데 'AA'급 신종자본증권은 완판을 기록했다.

10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지난 7~8일 진행한 ABL생명(A0)의 후순위채와 코리안리재보험(AA0)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은 정반대의 결과를 기록했다.

새로운 지급여력제도 '킥스(Korean-Insurance Capital Standard·K-ICS)'에 대비하는 중소형 보험사의 조달 여건은 한층 악화할 전망이다.

지난 7일 5년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을 포함한 7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수요예측에 나선 ABL생명은 단 한 건의 시장 수요도 확보하지 못하며 전량 미매각됐다. ABL생명은 발행 규모를 1천300억 원 규모로 늘려 발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매각으로 발행금리는 당초 제시했던 밴드 상단인 6.6%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선 후순위채 투자 메리트로 꼽히는 '절대금리'에 대한 매력이 반감한다는 설명이다.

A 증권사 IB 관계자는 "대부분 후순위채는 절대금리로 발행을 하는데, 국고채 금리가 올라와 버리면 스프레드가 좁혀져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며 "통상 유통이 안 되는 보험사 후순위채는 공제회와 중앙회 등 기관이 사는데, 위험계수가 높아서 투자하는 데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채권유통종합(화면번호 4108)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월 초 3.1%대를 기록하고 상승 추세에 접어들어 3월 초 3.8%대로 상승했다.

위 관계자는 "다만 ABL생명의 후순위채 금리가 6%대이기 때문에 주관사가 인수 후 리테일로 처리하는 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소형 보험사에 대한 시장의 의심 어린 시선이 확인되면서 이들 보험사의 자금 조달 셈법은 복잡해졌다. 보험사들은 킥스 시행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의 경과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은 새로운 지급여력제도를 준비하는 보험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경과조치를 도입했고, 이에 8곳 안팎의 보험사가 경과조치 적용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감원은 이날 새로운 회계제도와 건전성 조치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실무협의체를 개최할 예정이다.

B 증권사 IB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는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에서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형 보험사 위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 8일 5년 콜옵션이 포함된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나선 코리안리재보험(AA0)은 모집 물량인 2천억 원 규모의 수요를 확보하며 완판을 기록했다. 발행금리는 밴드 상단인 5.5%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리재보험의 안정적인 펀더멘탈과 월 이자 지급 옵션 등이 흥행을 도왔다는 평가다.

C 증권사 IB 관계자는 "코리안리재보험은 영업 구조 등 이익 펀더멘탈이 우수한 회사이고, 금리 매력도 있던 만큼 투자자의 시선을 끌 만했을 것"이라며 "월 이자 지급 옵션도 있어 증권사 리테일 부서를 통해 투자자 모집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먹구름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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