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벵크(SVB)의 파산과 관련,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보다 은행의 기술적 문제가 훨씬 앞선 문제였다고 CNBC가 진단했다.


매체는 12일(현지시간) 전문가 진단을 인용해 "SVB의 운영 방식을 잘 알고 있는 오랜 고객 등은 은행 스스로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CNBC는 "SVB는 현대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고 많은 스타트업 고객을 대응하는 차원에서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거부해왔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SVB 관리자는 "SVB는 최첨단 소프트웨어와 제품을 보는 안목이 있는 스타트업의 안식처였지만, 은행은 기술적으로 계속 침체해 있었다"고 말했다.

SVB와 거래하는 세 명의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도 은행의 대응이 투박하고 때로는 요청 이행 속도가 느리다고 강조했다.

물리 보안 업체 딥 센티넬의 데이비드 셀링거 CEO는 CNBC를 통해 "정부가 팬데믹 기간 긴급 급여보호 프로그램(PPP)을 시작한 이후 SVB는 팬데믹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모든 회사가 PPP 자금을 확보해야 했지만, SVB는 거기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SVB가 제공하는 다양한 자동화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결국 모든 것을 수동으로 해야 했다"며 "고객 주문 처리 과정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PPP 펀드를 확보하는 데 고생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SVB에 수백만 달러를 예치하고 있는 익명의 한 CEO는 "은행 시스템이 끔찍하게 느리며 업계 최악"이라며 "SVB의 기술은 지난 2002년에 멈춘 것 같다"고 토로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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