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의 파산으로 SVB가 발행한 은행채 가치도 하루 사이 휴지 조각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연합인포맥스 'IHS마킷 해외채권서비스(화면번호:4010)' 등에 따르면 SVB의 모기업인 SVB파이낸셜그룹의 오는 2033년 4월 만기 채권(쿠폰금리 4.57%)은 지난 주말 달러당 41센트에 거래됐다. 하루 전 달러당 85센트에 거래됐으나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 채권의 발행 잔액은 4억5천만 달러 수준이다.

발행 잔액이 1천억 달러로 가장 많이 남은 2099년 만기의 채권(쿠폰금리 4.0%)은 지난 주말 달러당 4센트로 평가됐다. 하루 전 달러당 65센트를 보이던 게 사실상 가치가 바닥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이 채권의 가격은 지난 주 중순까지만 해도 달러당 70센트 이상을 유지했었다.

미국 크레디트채권은 가격이 달러당 70센트 이하로만 떨어져도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간주한다.

미 금융당국은 SVB를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세웠다. FDIC 관할로 예금은 모두 이전됐다. FDIC에 따르면 SVB는 지난 연말 기준 총자산은 2천90억 달러, 예금 규모는 1천754억 달러인 것으로 각각 추정됐다.

관련 소식에 SVB의 채권 가격도 추락했다. 은행 시스템에 대한 광범위한 어려움이 회사 주식은 물론 채권 가치마저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은행들 전반의 채권도 모두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다.

바클레이즈는 "SVB 파산은 고립된 사건이지만, 여전히 전체 은행 시스템 내의 더 광범위한 고통의 위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기준금리 50bp 또는 25bp 인상 논의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고, 장기 채권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보유 자산에 대한 평가도 악화하고 있다.

또한, 특이한 신용 노출과 관련된 잠재적인 대출 손실이 발생하는 등 다른 기관의 자본 손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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