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김학성 기자 = 하이브가 과도하게 높은 가격에 대한 우려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발을 뺀 가운데 SM엔터 경영권 획득을 눈앞에 둔 카카오가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M엔터테인먼트 최근 6개월 주가 흐름
[출처: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


◇ 하이브와 '정면 대결'에 인수가 급등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SM엔터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며 전날 카카오 측과의 합의를 거쳐 SM엔터 인수 절차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비싼 인수가가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당초보다 높은 가격에 SM엔터를 인수하게 된 카카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7일 SM엔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전환사채를 인수해 지분 9.05%를 취득한다고 밝히며,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진 인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시 가격은 유상증자가 주당 9만1천원,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이 9만2천300원이었다.

전날인 2월 6일 SM엔터의 종가가 9만2천2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해당 인수가는 카카오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다만 이 시도는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 프로듀서가 법원에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3일 인용되며 좌초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10일 하이브가 이 전 총괄이 보유한 SM엔터 지분 14.8%를 사들이고, 추가로 주당 12만원에 지분 25%를 공개매수한다고 선언하자 카카오도 가만있지 않았다.

카카오·카카오엔터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을 포함한 2월 28일~3월 3일 SM엔터 주식을 주당 12만원대에 5% 가까이 장내매수했다.

나아가 카카오 측이 지난 7일 SM엔터 지분의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맞불을 놓자 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달과 비교해) 인수하는 지분 자체가 늘어 가격도 올랐다"며 "만약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지분 9%를 확보했다고 해도 추가로 30%를 같은 가격에 살 수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 재무 여력은 충분…관건은 '시너지'

일단 카카오의 현재 재무 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카카오·카카오엔터는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 1조2천500억원 전액을 차입금 없이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계좌에 예치해뒀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는 6조원이 넘는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역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유치한 1조1천500억원의 투자금 중 8천975억원을 지난달 24일 1차 납입금으로 확보했다.

관건은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이 SM엔터와 얼마나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지다.

앞서 카카오 측은 SM엔터의 지식재산(IP)과 카카오의 정보기술(IT)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와 SM엔터를 합하면 연간 음반 판매량 2천500만장, 공연 관객수 250만명이 넘는 초거대 엔터사가 탄생하게 된다"며 "향후 SM엔터와 카카오엔터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등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선택지를 넓힌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SM엔터의 몸값만 놓고 보면 조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카카오엔터는 투자 유치 당시의 기업가치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고, 카카오 입장에서도 '킬러 IP'를 갖출 수 있게 돼 톡비즈 등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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