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CPI 경계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도 상승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미국 정부의 발 빠른 대응에 안도했던 국내 증시는 추가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대한 경계심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오전 10시 11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8.67포인트(1.89%) 하락한 2,362.62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천437억원, 823억원을 각각 순매도 중이다.

지난 13일에는 주말 동안 전해진 SVB 파산 사태로 국내 자본시장의 '블랙먼데이' 불안이 컸지만, 개장 전 미국 당국이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도감이 확산했다.

오히려 이번 사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완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까지 생기며 지수가 반등했다.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 지수의 장중 변동성이 커지고 일부 지역 은행들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이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상당히 신속하게 획기적인 정책이 나왔지만, 아직 은행주 투자 심리는 안정되지 못했다"며 "유럽 은행주가 크게 흔들린 여파가 미국 은행주에 전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자산규모 14위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주가가 전일 대비 60% 이상 하락했고, 미국에서 8번째로 큰 금융회사인 찰스슈왑도 장중 전일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또한, 한국 시각으로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도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을 경우 금융권의 불안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다.

김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건, 통화 긴축강도를 낮출 수 없을 정도로 물가가 오르는 시나리오"라며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 연준이 금융 안정보다 물가 안정을 우선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CPI가 예상 수준으로 나온다면, 시장은 안정을 찾기 시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분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망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까지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당국의 SVB 대응과 금융 정책을 관망하며 단기적으로는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부 IT 기업의 SVB 노출이 있고, 고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 영향으로 기술주 주가의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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