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관대함 뒤에 불편한 진실…인플레 괴물 여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홍예나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몰락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베팅은 섣부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매체인 이코노미스트지(The Economist)는 버튼우드 칼럼을 통해 "SVB와 같은 부실한 은행의 도산을 내버려 두는 건 비극적인 사고가 아닌 연준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자주 인용하는 "연준은 무언가 깨질 때까지(something breaks) 금리를 인상한다"는 말처럼 SVB 파산에도 연준이 '인플레이션 괴물'을 길들이기 위해 시장을 조금 더 위험 회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은 SVB 사태 이후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마련하고 은행들이 대출 가치의 3분의 2에 불과한 유가증권을 담보로 하더라도 대출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최종금리가 높게 올라가더라도 지급 능력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기관들이 파산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칼럼은 "이러한 (연준의) 관대함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면 대출 기관을 긴장시키고 대출 비용을 높이며 기업들은 위험을 회피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선 연준이 완화 징후를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보다 금융 안정을 더 신경 쓸 것이란 '오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일부 은행이 도산한 상황에서 연준이 다른 금융기관까지 '깨뜨리지 않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칼럼은 "SVB의 붕괴는 시장에 충격을 줘 연준이 할 일을 하게 했다"며 "(금리 인하) 확신은 금물"이라고 언급했다.

매체는 현재 금리 인하 베팅 이유가 연초와는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연초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물가 상승률이 연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서 비롯됐지만, 현재 투자자들은 금융기관의 파산 위험이라는 공포를 주목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인플레는 여전히 견고하다.

미국 노동부는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고 밝혔다. 연준 목표치인 2%에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코노미스트 칼럼은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융기관 실패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거라 생각하면서도 투자자들 본인은 그 실패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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