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ECB 50bp 인상 가능성 낮게 판단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크레디트 스위스(CS) 사태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서울외환시장도 주시하는 모습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CS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ECB의 통화긴축 우려가 완화될 수 있어서다.

시장참가자는 ECB가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이면 유로화가 약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도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달러-원은 지난 13일 전장 대비 22.40원 하락했고 14일엔 9.30원 올랐다. 15일엔 다시 7.40원 내렸다.

간밤 뉴욕장에선 CS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면서 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이 상승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는 변동성이 큰 장세라며 방향성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ECB의 이달 통화정책회의를 주목했다. ECB 회의가 주요 통화 움직임에 적지 않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앞서 지난달 2일 ECB 통화정책회의로 유로화는 약세,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달 3일 달러-원은 이를 반영해 10원 가까이 상승했다.

ECB는 이날 장 마감 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CB는 기준금리를 3.00%에서 3.50%로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지난 5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SVB와 CS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ECB 셈법도 복잡해진 모습이다. SVB·CS 사태로 통화긴축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탓이다.

이 때문에 시장은 연준과 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간밤 CS 주가가 급락하고 은행 건전성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시장참가자는 ECB가 50bp를 인상할 가능성을 20% 미만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ECB 내부에서 비둘기파와 매파 간 이견이 노출되는 점도 ECB가 매파로 나가는 걸 제한할 것으로 분석됐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월 ECB 통화정책회의는 달러 강세 시발점이었다"며 "2월 ECB 회의처럼 이달 회의에서도 비둘기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달러-원은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한 딜러는 "간밤 CS를 둘러싼 우려로 ECB가 유동성 지원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며 "시장이 ECB 회의를 통화완화적이라고 판단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달러-원도 위쪽을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16일 달러-원 추이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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