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지난해 다수의 보험사가 지급여력 기준을 충족하는 상황에서도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을 겪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보험사의 단기적인 현금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금융안정계정 등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31일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022년 하반기 금리 급등에 따른 자산가치의 급락과 지급보험금의 급등으로 다수의 보험사가 지급여력 기준을 충족함에도 유동성 부족을 경험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보험사는 국채 매도와 환매조건부채권매매(RP), 일시납 저축보험 판매 등의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문제는 가치가 현격히 하락한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의 매도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훼손하고 채권시장의 불안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 불안이 심화하는 환경에서 은행과의 RP 거래 등에 의존하는 자금조달 방식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급여력이 충분한 보험사도 자산과 부채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유동성 리스크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김 연구위원은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현금흐름의 불일치를 줄이고, 유동성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금리 리스크(ALM) 강화와 대량해지 등 다양한 유동성 리스크를 반영한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시행으로 현금흐름 불일치에 대한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 지표와 위기 상황 분석을 재정비해 단기 현금흐름 모니터링을 개선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가 비상 상황의 자금조달을 위해서 최근 도입이 추진되는 예금보험기금 내의 금융안정계정을 활용할 수 있다고 그는 제언했다.

금융안정계정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금융회사에 선제적으로 유동성 및 자본확충 자금을 지원하는 계정이다.

김 연구위원은 "유동성 및 자본확충 지원을 목표로 하는 금융안정계정이 RP 거래와 자본성증권 매매 자금 지원 형태에 포함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금리 상승 환경이 보험산업에 호재였지만, 미흡한 유동성 리스크 관리로 인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일 기회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그는 진단했다.

그는 "킥스 시행과 유동성리스크 관리 강화는 단기적으로 자산운용에 제약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나, 유동성 관리 강화는 파생상품 활용 확대와 더불어 보험회사에 적극적인 자산운용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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