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건설 계열사로는 현대건설과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들 수 있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영업이익이 3분의 1토막 나면서 현대건설 실적을 끌어내렸다.

그럼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목표를 전년 대비 3조 원 이상 늘려잡는 등 공격적인 방향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현대건설에는 없는, 현대엔지니어링만이 가질 수 있는 현대차그룹 공장 발주가 자신감의 배경으로 떠올랐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천16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 2021년 3천646억 원에서 3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업보고서에서 재료비, 외주비 상승 및 해외 플랜트 추가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부진은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쳐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천억 원가량 줄게 했다. 현대건설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3천4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0억 원가량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12월 현대엔지니어링의 재경본부장으로 현대차에서 통합원가사업부장을 맡았던 김상현 부사장을 내려보냈다. 전임자였던 도신규 전무는 당초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현대차증권으로 이동했다.

흥미로운 점은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라는 문책성 인사 이후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사업목표를 매출액 11조5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 원 늘려잡았다. 현대건설이 13조3천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4천억 원가량 늘린 것보다 많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 등에 5조6천억 원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수긍하는 분위기로 전환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미 현대차그룹 미국법인 7곳으로부터 8억2천만달러 상당의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차그룹이 5조6천억 원 중 절반만 올해 발주한다고 하더라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해외수주목표 4조6천억 원을 거뜬히 채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공사를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 수주한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의 해외공장 발주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전담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과거 그룹공사를 전담하던 현대엠코와 합병했기 때문이다.

CFO가 교체됐는데 그룹 내 위상은 더욱 올라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양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 CFO의 직급은 부사장인 반면 현대건설 CFO의 직급은 전무다.

CFO의 직급만 보면 모기업과 자회사의 위상이 뒤바뀐 셈인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1.72%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는 현대엔지니어링만의 특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기업금융부 남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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