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지속시 달러 강세위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달러 강세가 둔화된 가운데 달러가 반등할 수 있는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장참가자는 달러 강세 둔화가 이어지려면 시장 예상대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 여건 장기화 시 미국 경착륙과 신용경색으로 달러강세가 재현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실현되지 않으면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달러가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달러-원도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다만 은행권 불안이 확산하면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연준의 금리인하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됐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은행권 혼란 이후 대체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달러지수는 지난달 8일 105.6선에서 14일 101.6선까지 내렸다.

이는 신용경색 우려로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방향전환)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권 불안이 불거지기 전에는 미국 경제의 노랜딩(무착륙) 시나리오까지 제기됐고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신용위험 확대로 은행이 대출을 축소하면 경제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며 1년 후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25~0.50% 감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권 혼란 이후 시장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도 커졌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3회를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달러인덱스 경로 전망도 하향조정됐다.

이처럼 달러 강세가 둔화하려면 시장 예상대로 인플레가 낮아지고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일부 시장참가자는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 시장참가자는 인플레가 견고하다고 지적했다. 3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개월 연율 5.1%를 기록했다. 전달(5.2%)보다 둔화했다. 하지만 12월 4.3%, 1월 4.6%, 2월 5.2% 등으로 오름세다.

근원재화 인플레는 마이너스(-) 폭을 축소하고 3월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주거 제외 근원서비스 인플레도 여전히 높다.

임차료 인플레는 3개월 연율 2월 9.5%에서 3월 8.7%로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높다. 한 외신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말에 임차료 인플레가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고물가·고금리 여건이 이어지면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고 신용경색이 나타나면서 달러가 반등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실현되지 않으면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달러가 반등할 수도 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중앙은행은 고금리 지속을 시사하는 반면 시장은 금리인하를 선반영했다"며 "시장 기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금리에서 환율로 이어지는 변동성 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 위험회피가 나타나고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은행 한 딜러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현실화하지 않으면 금리 하락을 되돌리고 달러도 약세 일부를 반납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달러-원도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14일(현지시간) 뉴욕장에서도 연준의 긴축 우려로 달러가 반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은행권 불안이 확산하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커질 것"이라며 "은행권 자금 흐름과 실적 발표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달러-원 추이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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