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우여곡절 끝에 후순위채 발행을 확정한 푸본현대생명이 오는 3분기까지 유상증자를 마무리한다. 최대주주의 자본확충 의지가 뚜렷한만큼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신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을 180% 수준까지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추가 청약 통해 완판…800억 원 증액 발행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푸본현대생명은 8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확정했다.

당초 푸본현대생명이 계획한 후순위채 발행 물량은 700억 원 규모였다. 지난 1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선 110억 원의 유효 수요가 모였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K-ICS 제도 등의 도입으로 보험사를 향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한 탓이다. 이미 지난달 초 후순위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한 ABL생명(신용등급 A급)은 단 한 건의 시장 수요도 확보하지 못한 바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AT1(Additional Tier 1) 채권 상각 등 자본성 증권을 둘러싼 잡음도 컸다.

다만 푸본현대생명이 제시한 금리 밴드(6.5%~7.2%)를 상회하는 7.3%에 100억 원의 수요가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푸본현대생명과 대표 주관사는 추가 청약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고금리 메리트에 따라 리테일 기관을 중심으로 590억 원의 추가 주문이 들어왔다. 푸본현대생명은 당초 계획보다 증액한 8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7.3% 금리에 발행하기로 확정했다.

◇하반기 유상증자까지…K-ICS 180% 목표

푸본현대생명이 자본 확충에 나선 건 새로운 자본 규제 비율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올해부터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서 감독 규제인 지급여력 제도도 이를 반영한 신지급여력제도(K-ICS)로 바뀐다. 이에 푸본현대생명은 자산·부채 시가 평가에 따른 자본 감소분을 점진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가용 자본 부문 경과조치 적용을 신청한 상태다.

후순위채 발행과 더불어 하반기 유상증자에도 나선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30일 3천92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는 전액 주주배정 방식으로, 푸본현대생명의 자본 확충을 위해 최대 주주인 대만 푸본생명과 푸본생명의 모회사인 푸본금융지주가 나섰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해 연말 기준 킥스 비율은 120%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행한 후순위채 800억 원의 규모를 고려하면 이 비율이 대략 130%로 개선된다. 시장금리의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하반기 유상증자까지 마친 푸본현대생명의 킥스 비율은 대략 170%~180% 수준으로 관측된다. 킥스 비율은 RBC비율과 동일하게 100% 이상을 준수해야 하며 감독 당국은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금리 리스크를 고려해 권고치(1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킥스 비율을 개선하겠다는 게 푸본현대생명의 계획이다.

A 증권사 IB 관계자는 "푸본현대생명의 이번 발행은 금리를 조정하면서 흥행했다"며 "대만 푸본생명 등 최대 주주의 자본 확충 의지가 확고하고, 유상증자가 결정됐다는 점 등이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본현대생명
[푸본현대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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