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은행권 스트레스로 M2 지표를 통한 시중 통화량이 줄어들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광의통화(M2)는 경제에 화폐가 얼마나 공급되는지를 정의하는 지표로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금, 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M2는 특히 올해 초 전례 없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M2는 지난 2020년 팬데믹에 따른 부양책에 급증한 후 지난해부터 본격 감소하기 시작해 12월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과 2월 각각 1.75%, 2.4%씩 줄어들었다. 2월의 M2는 21조 1천억 달러로 역대 가장 큰 폭의 통화 공급 감소를 나타냈다.
◇M2 감소 전망 우세…물가 둔화 신호
전문가들은 M2의 추가 감소에 대해 대체로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M2가 은행 부문의 최근 스트레스로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M2가 2022년에서 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런스는 "즉 경제에 떠다니는 돈이 적을수록 은행이 빌려주고 기업과 소비자가 빌리고 쓸 수 있는 돈이 적어진다"며 "결국 가격을 낮추고 인플레를 식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이후 연준은 9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고 소비자 물가는 꾸준히 둔화됐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해 전월 6%와 지난해 6월 최고치인 9% 상승에서 오름폭을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 인플레이션율인 2%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삭킨은 최근 배런스에 "앞으로 수개월 더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대한 명확한 긍정적 신호지만 싸움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은행권 스트레스에 신용 경색…"시차는 있어"
다가오는 3월 통화량 데이터는 은행권 혼란 이후 미국 통화 공급에 대한 첫 번째 지표가 돼 주목된다.
3월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쳐 은행의 붕괴 이후 은행 예금 감소는 통화공급 위축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연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로 끝나는 한 주간 예금은 1년 전에 비해 6% 감소한 17조2천억 달러를 기록했다. 예금은 지난해 4월 사상 최고치인 18조2천억 달러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삭킨은 은행 관련 스트레스의 영향은 신용 경색이 진행되면서 연말에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출 연장이 줄어들 것이고 결국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금의 필요성이 점점 더 적어진다는 것"이라며 "결국 M2는 더 줄어들 것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연준 또한 지난해 5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 긴축(QT)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며 만기 도래한 채권은 재투자하지 않고 유가증권을 '롤오프(만기 상환)'해 유동성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작년 중반 이후 3.6% 축소됐다.
하지만 M2 감소가 당장 인플레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시차를 갖고 작동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월 M2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거의 6조 달러 더 높으며 이는 자동차 보험, 항공료, 가정용 가구 및 기타 항목의 가격 인상을 포함해 여전히 일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
윌슨 전략가는 "M2 흐름은 절대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지만 긴 시차를 가지고 작동한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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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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