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시장 장단기 금리가 시장의 최근 화두인 은행권 문제와 경기 침체 여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붕괴 직전인 지난 3월 초순 5.1%를 찍은 뒤에 최근 4.1%까지 급반락했다.

이런 단기 금리의 하락세는 은행권 파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채시장의 기대를 의미한다. 이론적으로 은행의 파산은 대출과 소비 지출을 줄이게 하고, 결국 높은 인플레이션도 끌어내리게 된다.

10년 이상의 만기에 비해 2년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크게 반영한다. 은행 파산의 이론이 맞는다면 연준은 이번 달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 동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연말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뱅크레이트의 그레그 맥브라이드 수석 분석가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경제 상태, 그리고 그동안의 모든 금리 인상에 대한 누적된 영향을 평가하겠다고 한다면, 이달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장의 기대는 장기 금리가 2년물 대비 덜 하락한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 자산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동안 평균 연간 인플레이션 기대치 이상의 수익률을 요구한다. 즉, 장기 금리가 제한적으로 하락한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는 급락하지 않고 상당히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3월 초순 4%를 웃돈 것과 비교해 최근 3.56%까지 내려왔다. 2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4.26%에서 3.92%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장기 채권 투자자는 연간 평균 인플레이션이 2% 이하일 것이라고 보지 않는 게 분명하다"며 "중앙은행이 차라리 경기 둔화의 위험이 있는 '약간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수용하고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풀이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시장은 경기 침체 시작 무렵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완화되리라는 것을 예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덜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했다.

배런스는 "채권시장은 몇 개월 내에 몇 번의 추돌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경제는 괜찮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10년물과 2년물 국채 금리 격차


ywk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0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