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최근 미국 지역은행 우려와 미국 부채한도 협상 교착상태 등으로 위험회피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통화옵션시장에서 달러-원 상승위험을 헤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의 25% 델타 리스크리버설(R/R) 1개월물 중앙값은 지난 10일 0.45%로, 2021년 5월 31일(0.4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R/R 1개월물 중앙값은 지난 11일 0.50%, 12일 0.57%로 상승했다. R/R 2개월물 중앙값도 최근 1개월물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리스크리버설은 동일만기·금액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다른 행사가로 반대방향으로 거래하는 것이다. 양수가 커지면 환율상승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 10일까지 R/R 1개월물이 하락한 걸 두고 시장참가자는 미국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5월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4월 CPI는 전년 동기보다 4.9% 상승해 2년 만에 5%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통화옵션시장에서 시장참가자가 달러-원 롱(매수) 베팅을 청산하거나 숏(매도) 베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한 딜러는 "5월 FOMC 회의 이후 시장은 연준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끝났다고 판단했다"며 "미국 4월 CPI 등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통화옵션시장 참가자도 달러-원 하방압력이 클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외환시장에서 위험회피 분위기가 짙어졌다.

먼저 지난 11일 중국의 4월 CPI와 PPI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시장은 중국 경제회복세가 당초 전망보다 강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위험선호 심리가 훼손됐다.

또 11일(현지시간) 미국 지역은행 팩웨스트는 5월 첫째 주에 예금의 거의 10%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팩웨스트 주가는 급락했다. 지역은행 건전성 우려도 불거졌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교착상태도 시장참가자의 위험자산 투자를 제한했다.

이 같은 영향 등으로 R/R 1개월물 중앙값이 다시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지역은행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났고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며 "5월 FOMC 회의와 미국 4월 CPI를 소화한 후 투자자가 숏베팅에 나섰는데 달러-원이 오르니 통화옵션시장에서 달러-원 상승위험을 헤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원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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