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더욱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굳어 있고, 경기는 강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CNN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이 일시 중단될 가능성은 있어 보이지만, 금리 인하는 시장 일부가 믿는 것보다 훨씬 더 멀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 2%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3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주택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낮은 재고와 지속적인 수요 속에 일부 지역의 집값은 상승하고 있다.

즉, 연준이 금리 인하로 돌아서야 할 이유가 적어도 아직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케스트라투자운용의 카라 머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일종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거의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 2020년 3월로, 팬데믹 초창기 미국 증시가 11년 만의 약세로 추락하고 세계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촉발한 당시였다.

올해 실리콘밸리 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파산은 은행권의 혼란과 그에 따른 신용 경색의 우려를 자극했다. 다만, 이번 혼란은 지역 은행권 수준에서 대체로 제한됐고, 당국자들은 은행 부문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7월 기준금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은행 부문이 심각하게 나빠지거나 노동시장의 붕괴 또는 그와 유사한 경기 추락이 발생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더스 수석 전략가는 "만약 연준이 이유 없이 금리 인상에서 인하로 돌아선다면 남아있는 신뢰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섣불리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경제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지난 1972년과 1974년 사이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아서 번스는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고, 그 뒤에 경기 위축과 함께 재차 금리 인하에 나선 바 있다.

아문디의 마르코 피론디니 미국 주식 헤드는 "연준이 이번에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웰스인핸스먼트그룹의 니콜 웹 수석 부사장은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가 완전히 불가능한 선택지는 아니다"며 "연준이 결국 금리를 다시 낮추고 싶어 하겠지만, 지난 1년 간 인상했던 역사적인 속도처럼 빠르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란 괴물이 다시 추악한 고개를 들지 않고 천천히 2.5%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추정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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