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이 하락했다.

1개월물 미 국채수익률 틱차트
연합인포맥스

미국 정부 부채한도 협상을 위한 추가 회동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단기채를 비롯한 채권 매도 심리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인 오는 6월 1일까지 남은 기간 중 약 일주일 정도를 해외 정상회의로 자리를 비우는 점에 시선이 집중됐으나 백악관이 일정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단기채 매도세가 다소 가라앉았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4.40bp 상승한 3.547%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6.30bp 오른 4.067%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3.50bp 상승한 3.872%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50.1bp에서 -52.0bp로 마이너스폭이 약간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3시에 열리는 부채한도 추가 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오는 6월 1일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재차 경고한 상태다.

옐런 장관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의회가 다음 달 초, 잠정적으로 6월 1일까지 부채 한도를 올리거나 유예하지 못하면 재무부는 더는 모든 정부의 의무 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이날 추가 협상에서 부채한도 유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지에 집중하고 있다.

두 차례의 회동만으로 양측의 의견 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수 있어 상향 조정보다 유예 쪽으로 기울어 있는 셈이다.

게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월 1일까지 남은 2주 기간 중에서 절반 가량을 해외에 나가있는 점은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

협상 시한이 일주일로 촉박해지는 만큼 디폴트 불안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부채한도 협상 회동에 앞서 기자들에 바이든의 일정에 대해 "다시 고려하고 있다(re-evaluating)"며 "아직 취소는 없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안도감이 일었다.

미국 디폴트 우려에 따른 단기채 매도세는 여전하다.

1개월물 미 단기국채(T-bill) 수익률은 5.59%까지 고점을 높였고, 2개월물 수익률도 4.92%까지 높아진 바 있다.

3개월물 단기국채 수익률 역시 5.20%대로 고점이 높아져 채권을 보유하기를 꺼리는 시장 심리를 반영했다.

이런 흐름은 채권시장 전반적으로도 매수세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이날 3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한때 3.90%까지 올라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도 한때 4.11%로 높아졌고, 10년물 수익률도 장중 3.57%까지 올랐다.

미국 4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4% 증가해 월가 예상치인 0.8% 증가를 밑돌았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4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4% 늘어난 6천861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2월부터 감소세를 보였던 소매판매가 석 달 만에 늘어난 모습이다.

4월 소매판매는 전월치보다도 개선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금융시장의 금리 경로 기대 차이도 그대로다.

연준 당국자들은 올해 금리인하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한편,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안에, 이르면 7~9월이라도 금리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봤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6월 금리동결 가능성을 77.5%로 반영했다.

이날 25bp 금리인상 가능성도 22.5%로 늘었다.

7월에는 동결 가능성을 61.1%로, 인하 가능성을 23.1%로, 인상 가능성을 15.8.6%로 반영했다.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아직 미국이 연방기금금리 인상을 중단할만한 지점에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메스터 총재는 "나는 정책 금리가 향후 인상과 하락 양쪽으로 모두 동등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지금이 '중단'할 정도의 금리 수준인지를 반문하며 "현시점에서, 우리가 입수한 데이터를 판단하면 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오는 6월 금리 결정은 지표에 달렸다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6월 회의에서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지금은) 자료를 추적하는 일을 하겠다. 회의가 가까워지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시한이 촉박한 점과 연준, 시장의 금리 경로에 대한 판단이 여전히 제각각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오늘 어떻게 전개될지 봐야겠지만 투자자들은 부채한도 이슈에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며 "1개월물 T-bill 수익률이 전일 5.531%로 오르면서 새로운 고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6월초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협상 시한이 몇 주 밖에 남지 않았고, 바이든 대통령은 5월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G7 회담과 24일 호주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 참석하므로 앞으로 주요 인물이 워싱턴에 남아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고 말했다.

이안 린젠 BMO 캐피털 마켓츠 금리전략가는 "소매판매는 6월 연준 금리인상을 배제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며 "대신 연준은 경제 역풍이 거센 가운데 최종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으로 최대한 조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끝)



뉴욕채권 기사의 시세는 현지 시간 오후 3시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마감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뉴욕채권 마감가는 오전 7시30분 송고되는 '[美 국채금리 전산장 마감가]' 기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5시 1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