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최근 미국 경기가 중국·유럽 경기 등보다 탄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서울외환시장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일부 시장참가자는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에 미국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과 유럽 등 미국 외 경기가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가 더해지거나 달러 강세둔화가 제한되면 달러-원이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진단됐다.

다만 달러-원에 여러 재료가 영향을 끼치는 만큼 미국 경기의 상대적 선방만으로 달러-원이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美 경기 '예상 외 선방'…중국·유럽경기는 상대적 저조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일부 시장참가자는 최근 미국 경기 둔화에도 미국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견고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미국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해 예상치(0.8%)를 밑돌았다. 하지만 소매판매는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4월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6% 증가해 예상치(0.2%)와 전달치(-0.5%)를 웃돌았다.

4월 소매판매 컨트롤그룹도 0.7% 늘었다. 이 또한 예상치(0.3%)와 전달치(-0.4%)를 상회했다.

소매판매 컨트롤그룹은 주유소, 자동차 딜러, 건축자재 상점, 음식 서비스 등을 제외한 소매판매로, 소비자 지출의 기저 속도를 보여준다.

미국 4월 산업생산과 제조업생산도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때문에 미국 경기가 최근 일부 둔화되고 있음에도 시장 예상보다 탄탄한 것으로 평가됐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미국 경기침체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나 정작 미국 경기는 침체 신호를 보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참가자는 최근 미국 경기지표 호조가 다른 국가와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기지표가 부진한 탓이다.

최근 중국의 4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또 당초 시장은 중국의 경제 재개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유럽 경기지표도 최근 그리 밝지 않다. 지난 8일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3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3.4% 감소해 1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ZEW 경제연구소는 5월 경제심리지수가 마이너스(-) 10.7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예상치(-5.3)와 전달치(4.1)를 밑돌았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독일 경제가 회복력을 보였으나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다른 통화약세가 달러강세 견인…달러-원 상승압력 가능성"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속에서 미국 경기의 상대적 선방은 달러 강세 둔화를 제한하거나 강세 압력을 키울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 한 딜러는 "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에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왔다"며 "하지만 최근 미국 경기는 선방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유럽과 중국 경기는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해 보인다"며 "다른 통화의 약세는 미국 달러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달러-원 상승재료"라고 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경기는 경제재개 효과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유럽도 서비스업만 강세인 상황에서 피크아웃(정점 통과)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가 미국 경기를 우려한다"며 "하지만 오히려 다른 국가의 경제성장 엔진이 먼저 꺼지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는 달러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여러 재료가 달러-원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미국 경기의 상대적 선방만으로 달러-원이 오르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원(빨간색)과 달러인덱스(파란색) 추이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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