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국내 유통 공룡들이 소비 침체를 맞아 증시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간편식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불황에 강한 편의점업종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면세업종은 주가를 적절히 방어하고 있다.

19일 연합인포맥스 종목별 시가총액 비중 추이(화면번호 3147)에 따르면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의 시가총액의 합은 1년 전과 비교해 약 1조6천37억원가량 줄었다.

1년 사이 코스피(KOSPI·종합주가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면서 약 3.8%가량 내린 것을 고려하면, 유통사들의 주가 하락률은 이를 큰 폭으로 웃돈다.

롯데쇼핑은 1년 전보다 5천328억원가량 시가총액이 줄었다.

1년 전 10만1천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8만3천300원으로 약 18.6% 빠졌다.

신세계는 롯데쇼핑과 비슷한 수준으로 주가가 내려갔다.

지난해 5월 25만6천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현재 20만7천500원으로, 약 18.9% 하락했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시총이 5천944억원(32.5%) 줄며 가장 감소 비율이 컸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면서 소비자의 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1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8) 대비 8.7포인트(p) 낮다.

특히 팬데믹 시기 명품과 골프복 등 고마진 카테고리의 폭발적인 수요로 성장했던 백화점 실적이 향후 성장률 둔화와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편의점은 불황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은 유통 채널 중 객단가가 가장 낮고, 지근거리 쇼핑 채널, 24시간 영업이라는 특징 때문에 가격 민감도가 낮다"라고 전했다.

올해 1분기 편의점업체의 영업이익이 다소 주춤했더라도, 향후 소비 침체가 가시화할수록 편의점 채널의 경기방어적 특징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시가총액은 이미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을 넘어섰다.

GS리테일 시가총액은 1년 새 786억원(2.8%)만 줄어들어 2조6천545억원으로 집계된다.

BGF리테일 시가총액은 1천192억원 줄어든 3조1천128억원으로 나타났으며, 감소율은 GS리테일과 비슷한 3.6%였다.

이어 호텔과 면세업을 영위하는 호텔신라는 오히려 1년 전보다 시가총액이 늘었다.

호텔신라의 시가총액은 1년 전 2조9천632억원이었으나, 현재 3조1천987억원까지 증가했다.

하늘길이 열리고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며 면세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그 수혜를 가장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통업 내에서도 업태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바라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계의 구매력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가성비 소비와 함께 해외여행 관련 소비의 강세는 여전히 지속될 것. 면세점 업태의 상대적 강세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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