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는 미국의 부채 한도가 해제돼야 한다며 금융계를 날려버릴 장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 글로벌 전략가는 "부채 한도는 '종말의 기계(Doomsday machine)'이며 해체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켈리 전략가는 "나는 이 치킨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한 번의 오산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실제로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근본적으로 정치인들이 양보를 요구할 때 '금융계를 날려버릴지'를 놓고 부채 한도를 사용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차 세계 대전 이후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1939년 부채 한도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미국 재무부가 의회 승인 없이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지만 연방 정부의 총 부채가 지정된 한도 미만인 경우에만 순기능을 했다.

이후 미국 정부의 빚이 늘어가면서 수십 번 부채 한도를 인상했지만 최근 몇 년간 미국의 극심한 정치적 분열로 인해 이 조치가 어려워졌다.

켈리 전략가는 "이론적으로 연방 부채의 신용 가치에 대한 위협은 국채 금리를 높이고 달러를 떨어뜨릴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미 국채와 달러의 전통적인 안전 자산 역할로 인해 이런 효과가 나타날지는 덜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 美 디폴트 발생시 시스템 위기…'재앙적'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르면 6월 1일 미국이 31조 4천억 달러의 부채 한도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의회가 한도를 해제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의 현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의미다.

디폴트 데드라인은 확정하기 어려워 '엑스데이트(X-date)'라고 불린다.

시장 일각에선 최근 1개월 만기 미국 국채 투매, 신용부도스왑 스프레드 확대 등을 주목하며 엑스데이트의 도래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미국 정부의 디폴트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면서도 경제에 대한 즉각적인 부정적 영향과 미국의 경제력에 대한 장기적인 결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는 금융시장에서 '무위험 금리'의 벤치마크로 통하기 때문에 국채 디폴트의 파급 효과는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증권산업금융협의회(SIFMA)가 최근 의뢰한 코얼리션 그리니치(Coalition Greenwich)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동적이고 효율적인 채권 시장으로 2022년 일평균 5천900억 달러의 미국 국채가 거래됐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13일 미국 국채 1조 4천900억 달러가 하루 만에 거래되기도 했다.

코얼리션 그리니치는 보고서에서 "미국 국채 보유자에는 연기금, 뮤추얼 펀드, 은행, 개인, 주 및 지방 정부, 보험 회사, 외국 정부가 포함된다"며 "전 세계의 대규모 정부와 개인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미국 정부 부채를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미국 국채 금리는 무위험 금리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노엘 딕슨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 글로벌 거시 전략가는 "디폴트는 '재앙적'일 것"이라며 "디폴트의 파급 효과에는 기업 신용 한도의 고갈도 포함될 수 있으며 단기 차입을 위한 '레포(repo)' 시장에서도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촬영 안 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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