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이번달 말부터 포트폴리오 편입 상품의 수익률이 공시되는 등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상품 평가가 본격화한다.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지만, 자칫 단기 수익률 경쟁에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운용업계 내에서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5월 말 디폴트옵션 상품 수익률 등을 공시할 예정이다. 디폴트옵션 전용 클래스 상품이 그 대상이며, 매 분기 내용을 업데이트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5월 말 예정으로 주요 현황과 수익률 두 가지를 공시하게 된다"면서 "디폴트옵션의 경우 별도 클래스가 신설되면서 승인된 것이기 때문에 운용 펀드 수익률은 1분기 기준으로 공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성과와 사업자가 받는 수수료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사업자들의 의견을 모으며 세부 사항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운용업계 내 퇴직연금 상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수익률이 공개돼 사업자 입장에서도 수익률이 저조한 상품을 담을 명분이 사라진다. 여기에 수수료를 성과와 연동해 사업자 입장에서도 이를 관리할 수밖에 없다.

보통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하나당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2~3개의 퇴직연금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디폴트옵션 선정 결과를 발표할 당시 포트폴리오 내 상품 비중도 함께 공개돼 개별 상품 평가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다만, 고객 상품 선호도와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어떻게 매칭할 지가 관건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자산운용사 A 관계자는 "법인별로 선택하는 상품도 다르고, 수익률에 따라 어떻게 줄지 그 결정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라 그 기준을 마련하기가 조금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업계도 수익률 제고라는 취지 자체에 공감하는 분위기나, 자칫 단기 수익률 경쟁에 빠져 제도 취지가 흐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포트폴리오 성과와 사업자 수수료를 연동하는 방안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나온 것은 아니나, 포트폴리오 내 상품 편출입이 빈번해져 단기 성과에 무게를 두고 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 근로자퇴직급여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승인 등 특정 절차를 거쳤을 경우 사업자는 포트폴리오 내 상품 구성을 변경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 B 관계자는 "TDF의 경우 장기 투자를 가정한 상품인데, 단기 수익률에 따라 바뀐다고 하면 장기적으로 운용하기 조금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이라면서 "모든 구간에서 월등한 수익을 낼 순 없는데, 시기에 따라 그 부분이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공시 측면에서도 중장기 성과가 강조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번 공시의 경우 설정 시기를 기준으로 해 장기 수익률이 산출되진 않는다. 최소 1년 이후에나 연수익률이 공시될 텐데, 이후 디폴트옵션 선정 기준과 비슷하게 공시가 돼야 기준의 일관성이 세워지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C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선정 기준이 1년, 3년 수익률인데 이와 비슷한 기준으로 공시만 돼도 고객 입장에서 판단하기 편할 것"이라면서 "공시 기준도 성과 기준과 비슷하게 된다면 혼선을 줄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쥐꼬리 수익률 변화 기대 (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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