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에 합의하면 위험선호가 나타날 수 있으나, 재무부가 단기국채(T-bill)를 대거 발행하면 달러화가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어 서울외환시장이 경계하는 모습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재무부의 단기국채 발행으로 2~3개월간 시장 유동성이 감소하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도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 이후엔 미국 머니마켓펀드(MMF)의 단기국채 매입 등으로 시장 유동성이 증가하고 달러가 강세를 되돌릴 것으로 예상했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달러-원은 전장보다 5.40원 내린 1,312.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은 국내 증시 호조 등을 반영해 최근 5거래일간 25.9원 하락했다.

시장참가자는 최근 달러-원이 하락했음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지연으로 디폴트 위험이 남아 있는 데다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되고 있는 탓이다. 또 중국 경기회복세가 밝지 않다는 평가에 역외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원화에 부담이다.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에 합의한 후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론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면 위험선호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채한도 합의 후 미국 재무부가 현금잔고를 늘리기 위해 단기국채를 대거 발행하면서 달러 강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부채한도 상향 후 몇주 동안 재무부가 6천억~7천억 달러 규모의 단기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1조 달러 이상의 단기국채를 순 공급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시장 유동성이 줄고 달러가 강세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재무부의 국채 발행이 연준의 25bp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재무부의 국채 발행으로 지급준비금(지준)이 흡수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달러-원은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같은 효과는 2~3개월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3개월 후엔 달러가 강세를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MMF가 단기국채를 매입하면 MMF의 역레포 거래가 감소하고 시장 유동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연준 입장에서 역레포는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문 애널리스트는 "미국 단기국채가 늘어나면 MMF가 이를 매입하고 그 대신 MMF가 보유하던 역레포가 감소한다"며 "이에 따라 시장 유동성이 늘고 달러가 강세를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달러-원도 하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단기국채 금리와 역레포 금리에 따라 MMF의 단기국채 매입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변수"라고 분석했다.

달러-원(빨간색)과 달러인덱스(파란색) 추이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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