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올해 들어 장기 기업어음(CP), 회사채 등 자금 조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호텔롯데가 올해 두 번째 회사채를 찍는다.

롯데호텔 서울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속적인 투자와 계열 지원 등으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다소 저하된 상황이다.

다만, 최근 외국인 입국 증가에 따라 인바운드 고객이 늘어나면서 면세 및 호텔의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호텔롯데는 총 1천2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트렌치는 2년물(400억원)과 3년물(800억원)로 구성했으며, 희망 금리밴드는 개별 민평금리에 -30bp~+3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정했다.

조달한 자금은 지난 2020년에 발행한 2천8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미즈호은행으로부터 차입한 5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활용된다.

호텔롯데는 올해 들어 회사채 및 장기 CP 등을 활용하며 조달에 고삐를 죄고 있다.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커지면서 차환 물량에 순차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업황이 급격히 꺾이면서 사채를 대량 찍은 바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호텔롯데의 총차입금(9조1천351억원) 대비 단기성 차입금(4조3천686억원) 비중은 47.8%에 달한다.

지난 2020년 말 총차입금 대비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28.0%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급격하게 증가한 모습이다.

이에 앞서 호텔롯데는 올해 공모 회사채 3천억원, 사모 회사채 1천억원, CP 6천500억원 등을 발행했다. CP 중 만기가 1년 이상(364일물 포함)은 3천500억원이다.

호텔롯데가 올해 초 롯데건설의 1조5천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대응 관련 자금 중 일부를 지원하는 등 계열 지원에 팔 걷어붙이는 상황인 것도 적극적인 자금 확보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대내외적 요인으로 적극적인 자금 조달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날 호텔롯데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호텔롯데는 지난 1월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1천500억원에 5천390억원의 주문을 받아 '오버부킹'에는 성공했지만, 금리 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회사채를 발행한 'AA'급 기업들은 모두 크레디트 시장 호황을 반영해 금리를 크게 낮췄다.

반면 호텔롯데의 스프레드는 모집금액 1천500억원 기준 2년물과 3년물 모두 +1bp, 3천억원 증액 이후 2년물 +20bp, 3년물 +15bp로 금리를 낮추는 데 실패했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추가적인 계열 지원 가능성이 시장의 우려를 샀기 때문이다.

이번 수요예측은 추가적인 계열 지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연초에 비해 적고, 면세 및 호텔 업계가 회복세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호텔롯데는 올해 1분기 35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1천2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에 비교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호텔부문은 173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면세부문에서 35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월드부문 역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인 17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향후 회복세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4월 인천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승객은 402만명으로, 전년 동월 64만명 대비 약 6배 이상 늘었다.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과 비교해선 약 70% 수준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면세점의 수익성 반등은 2분기부터 본격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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