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악화 일로를 걷던 한국 수출에 저점 신호가 엿보이면서 외환시장 매수 쏠림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5월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월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 무역적자는 125억3천만달러를 기록한 뒤 매달 줄어들고 있다.

이날 발표된 5월 무역수지 지표 곳곳에는 '저점 신호'가 포착됐다.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한 일평균 수출액이 24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의 21억6천만달러에 비해 오른 것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24억달러대를 회복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 악화가 일부 개선된 것도 긍정적이다. 반도체 수출은 4월 전년 동기 대비 41.0% 감소한 것보다 소폭 개선된 36.2% 감소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억8천만달러에서 3억4천만달러로 올랐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회복 등이 일평균 수출액 반등을 주도했고 화장품, 이차전지 등 반도체 이외 품목 수출도 바닥을 지나고 있다"면서 "수출은 2분기에 저점을 통과하며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저점 통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그간 달러-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던 매수 쏠림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까지 원화는 다른 위험 통화에 비해서도 약세를 보였는데. 그 배경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첫 손에 꼽혀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물론, 결제 물량 자체가 네고 대비 많아지는 수급 요인도 작용해 달러-원에 상승 압력이 강했다.

이 같은 상승 압력이 최근 무역 지표로 일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당장 수급상으로는 네고보다 결제 물량이 더 많다"면서도 "하지만 전일 무역수지 발표로 인한 향후 수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원화에 호재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무역 적자가 당장 개선되지 않지만 더 나빠지지도 않는 상황을 지속하면서 이미 원화 가격에 반영돼, 추가 약세 재료로 작용하진 않는다는 설명도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때 "(한미 금리 차가) 175bp인 것과 무역수지가 이 정도 수준이 되리라는 것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언급했기 때문에 기존 환율에 반영이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수출 개선을 비롯해 최근 원화에는 호재성 수급 요인이 여럿 등장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가 대표적이다. 최근 일주일(5월 26일~6월 1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1조8천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한 커스터디 매도가 최근 달러-원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시장 참가자는 전했다.

배당소득 수지를 중심으로 본원소득 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는 등 무역으로 인한 상품·서비스 수지 적자를 보전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발표된 3월 배당소득 수지는 31억5천만달러 흑자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폭이 28억6천만 달러 늘어난 바 있다.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주기를 고려하면 이들이 당장 나가진 않을 것"이라면서 "연금과 같은 큰손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 이상 현재 달러-원 상승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픽] 수출입 추이
연합뉴스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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