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신한라이프가 회사 합병 이후 첫 자본성 증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신한라이프는 이번 발행을 발판으로 시장에 정기적인 발행 주체로 등장을 예고하는 동시에 보험사 조달 시장의 훈풍도 이어가게 됐다.

◇신한라이프 후순위채, 자본성 증권 우려에도 흥행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후순위채 발행 규모를 3천억 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자본성 증권을 향한 시장의 우려에도 신한라이프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3월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AT1) 상각 사태 이후로 시장에는 자본성 증권을 향한 의구심이 짙어졌다.

보험사가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의 발행 이력과 더불어 신한라이프까지 성공적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해소되는 모습이다.

전일 진행된 신한라이프의 2천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선 총 5천20억 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신고금액인 2천억 원을 기준으로는 5.10%의 발행금리가 형성됐다. 신한라이프가 3천억 원으로 발행 규모를 증액하기로 하면서 발행금리는 5.20%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신한라이프가 최근 보험사 조달의 훈풍을 이어가는 동시에 다른 업권의 금융회사와 비교해도 성공적인 발행을 마쳤다고 평가했다.

보험사 가운데선 푸본현대생명과 교보생명이 신한라이프에 앞서 공모 시장에서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교보생명은 5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시장에서 '빅 이슈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에 신한라이프가 발행하는 5.20%의 금리는 지난달 농협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와 비교해도 10bp 낮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 금리는 5.14%였다.

A 증권사 IB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규모가 컸다는 점에서 5.80%의 금리로 발행을 마쳤다"며 "후순위채가 신종자본증권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아 정확한 비교가 어렵지만, 신한라이프가 확보한 수요를 보면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5%대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요예측에선 기금·공제회와 보험사 등 '큰 손' 기관 투자자와 증권사 채권부서 등 리테일 기관이 골고루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코코본드 발행 가능…보험사, 시장 찾을까

올 하반기부터는 제도 변화로 인해 보험사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보험사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일반적인 자본성 증권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왔다. 올 7월부터는 보험업법의 개정에 따라 특정 조건으로 투자 원금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이 가능해진다.

특히 이런 코코본드는 일반적인 자본성 증권보다 자본으로 인정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이 돋보인다. 코코본드는 새 지급여력제도인 킥스(K-ICS) 체제에서 요구자본의 15% 범위에서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보험사들이 기존에 발행하던 일반적 신종자본증권은 요구자본의 10%까지만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 등 보험사가 발행하는 자본성 증권을 향한 투심이 확인되면서 조만간 시장에서 보험사 코코본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 인정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보험사가 상각형 등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의 양상을 보면 보험사를 향한 투자자의 우려가 다소 사라진 모습이다"고 말했다.

B 증권사 IB 관계자는 "은행과 금융지주 등도 처음 코코본드를 도입할 당시만 해도 발행사들이 다소 눈치를 봤지만, 현재는 문제가 없다"며 "CS 사태에서 비롯된 우려가 사라지고, 금리 메리트만 있다면 보험사 코코본드도 시장에서 조만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라이프
[촬영 안 철 수]


nkhw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3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