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다이렉트인덱싱도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증권, 자산운용업계에서도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하는 등 자산관리 서비스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인덱싱을 도입한 핀테크 업체 두물머리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활용한 주식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 세계로 그 대상을 넓혀갔다.

한태경 두물머리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술력으로는 자신이 있었다. 해외 운용사들이 쓰는 벤더 데이터도 쓰고, 해외 운용사와 함께 데이터 핸들링한 경험도 있었는데 그 경쟁력을 알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챗GPT가 나오고 나서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고 강조했다.

한태경 두물머리 CDO




두물머리가 선보인 '불리오 인베스트'는 챗GPT 플러그인이라는 형태를 통해 제공되는 주식 분석 서비스다. 플러그인은 챗GPT 안에 외부 서비스를 담아내는 일종의 확장 소프트웨어로, 이를 통해 좀 더 전문적인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챗GPT는 언어라는 장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 챗GPT는 그럴싸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 점에 착안해 두물머리는 솔루션 서비스를 출시했다. 챗GPT로 주식에 대한 내용을 물으면,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주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용자가 추가 질문을 던지면 불리오 인베스트는 그 질문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다시 제공한다.

정보의 신뢰도는 플러그인으로 높였다. 내부 인프라 시스템인 '코스모스'에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두물머리에서 제공하는 여타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의 정확성을 갖췄다.

한 이사는 "솔루션 서비스는 마케팅 파워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챗GPT는 자기가 써보고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 플러그인을 쓰지 않아도 돼 퀄리티 경쟁이 일어난다"며 "질문을 모니터링해보니 60개 국가에서 사용하는 걸 알 수 있었다. 현재 미국 외 해외 주식 정보를 알려주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ROE가 높냐는 질문을 우리가 던지듯, 금융 언어는 정제돼 있어 미묘한 뉘앙스 차이는 없다"며 "챗GPT에서 사용자들이 주로 물어보는 질문을 모아 계속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두물머리의 솔루션 서비스 개발을 총괄하는 한 이사는 전통 금융권에 몸담았던 퀀트 펀드 매니저였다. 삼성자산운용 내 투자솔루션 팀을 거쳐 헤지펀드 매니저, PDI(Process Driven Investment) 팀장을 역임했다. 이전에는 성균관대 AI MBA 겸임교수를 맡기도 했다.

삼성운용 내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면서 그는 해외 자산운용사와 종종 협업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 과정에서 퀀트가 모든 운용의 근간이 된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고 회상했다.

한 이사는 "글로벌 퀀트 하우스로 유명한 악사, 블랙록 등 해외 운용사와 협업했을 때 모든 운용에 퀀트가 접목된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시장 점유율을 따져도 어느 정도 높은지 이를 세분화해 점수로 매겼고, 기업 경영진이나 임직원 만족도 등도 재량껏 수치화한다"고 했다.

한 이사는 특히 해외 자산을 투자할 때 퀀트와 같은 데이터 기반의 운용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같은 경우 실제 기업에 방문하거나,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참조할 수 있다"면서 "해외는 그러질 못한다. 해외 기업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으면 깜깜한 곳에서 운용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두물머리는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데이터 인프라 강화에 집중해왔다.

내부 인프라 시스템인 코스모스에는 이미 100여 국가의 주식 데이터가 담겨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인 '테일러'와 챗GPT 주식 정보 서비스인 불리오 인베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두 서비스는 일부 연동된 채 제공되고 있다.

이는 솔루션 서비스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는 "가령 국내 기준 연 환산 수익률 70%의 투자전략이 소개되더라도, 인도나 미국에서도 적용되는 그런 전략은 없다"면서 "해외까지 데이터를 갖추고 실제 적용해야 적합한 모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이라는 문턱을 통과한 두물머리는 솔루션 자산군을 점차 넓힌다는 계획이다.

한 이사는 "내부 인프라 시스템에는 채권 데이터도 담겨 있다. 시장이 원하면 테일러나 여타 서비스에 도입할 수 있다"면서 "기관은 아무래도 좀 더 디테일한 요구사항이 있을 텐데, 모델링 요청을 받으면 이에 부합한 커스터마이징된 로직을 계속 심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joongjp@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4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