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전기 SUV 앞세워 중국서 재시동



[앵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탈락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 전기차 업계에선 앞으로 수년 동안 '잔혹한 도태의 시간'이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중국 전기차 삼총사 중 하나인 샤오펑을 세운 허샤오펑은 지난 4월 한 콘퍼런스에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월드컵 같은 토너먼트전을 치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중국에서 32강→16강→8강 순으로 소수의 전기차 업체만 살아남는다는 이야기인데요. 현재 난립하고 있는 군소업체가 합종연횡 끝에 몇몇 대형 기업으로 존재한다는 전망입니다.


[앵커]
실제로 망해가는 사례가 있나요?
[기자]
예, 신흥 전기차 기업 중 하나인 아이츠자동차가 경영난에 처했습니다. 중국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이 기업이 월급과 사무실 임차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고, 공장 가동도 중단했다고 합니다. 중국 헝다그룹의 헝다자동차도 매우 고달픈 처지입니다. 전기차 판매량이 시원치 않은 데다 자금난이 생산라인까지 멈춰 세웠습니다.

앞서 말한 주요 전기차 업체 샤오펑도 불안합니다. 인도량이 신흥 세력인 전기차 삼총사 중 1위였는데 작년에 3위로 떨어졌고요. 올해 실적도 부진합니다. 샤오펑은 2023년 1분기에 1년 전보다 47.3% 줄어든 1만8천230대만 인도했습니다. 2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9% 줄어든 2만2천 대 정도를 인도할 것으로 예측됐고요.

[앵커]
중국 전기차 산업이 어려운 시기에 접어든 배경은요?
[기자]
전기차 업체가 수익성 개선을 빠르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을 선점해야 하고, 내연기관차와도 경쟁해야 하니 가격을 낮추고 손실을 떠안기 일쑤입니다. 특히 전기차만 제조하는 신흥 기업이 큰 손실을 보는데요. 내연기관차 제조사가 전기차를 만들면 1대당 1만~3만 위안 정도 손실을 보지만, 신흥 기업은 4만~12만 위안 손실을 본다고 합니다.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진 것도 악재입니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내어주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점차 줄다가 작년 말에 완전히 사라졌고요. 현재로선 자동차 구매세를 면제해주는 세금 혜택만이 남았습니다. 만약 세금 혜택까지 없어진다면 중국 전기차 업체의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전망입니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하려고 구매자의 가격 부담을 떠안겠죠.

[앵커]
혼탁한 중국 시장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진출한다는 소식도 들렸는데요.
[기자]
기아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고자 시동을 걸었습니다. 기아는 지난 2016년에 중국 시장에서 연 65만대를 팔았는데요. 이후 한중관계와 중국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중국 시장에서 10만대도 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가장 빠르고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성공은 기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요소"라며 중국 고객을 사로잡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기아는 올해 중국에서 전기차 EV6와 EV5를 출시하고, 내년에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중국 전기차 시장이 토너먼트를 치르고 있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 한국 자동차회사가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는데요. 앞으로 우리 기업이 토너먼트전이 펼쳐지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월드컵 신화'를 써내도록 응원해야겠습니다.

ytseo@yna.co.kr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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