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업황 침체와 실적 악화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롯데하이마트가 'AA'급 신용등급을 일단 지켜냈다.

롯데하이마트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진행 중인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등급전망은 여전히 '부정적' 꼬리표를 유지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는 올해 실시한 정기평정을 통해 롯데하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로 유지했다.

현재 롯데하이마트의 재무적 지표들은 지난해 말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될 당시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정량적인 하향 검토 기준에 온전히 충족하고 있어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된 바 있다.

현재 신평사에서 제시한 등급 하향 트리거로는 ' 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매출액 지표 5% 미만', '부채비율 100% 초과', '순차입금/에비타 4배 초과' 등이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롯데하이마트는 이 모든 조건에 부합한다. 롯데하이마트의 에비타/매출액은 1.3%, 부채비율은 100.8%, 순차입금/에비타는 30.8배 등으로 집계된다.

다만, 신평사들은 롯데하이마트의 구조조정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8% 줄어든 3조3천368억원의 매출과 5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매출은 지난 2021년부터 역성장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익도 적자로 전환됐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도 지난해 연간 손실의 절반인 258억원에 달한다.

경쟁 강도 심화와 더불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형가전 수요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 2020년 창사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작년에도 인원 감축에 나섰다.

비효율 적자 점포를 줄이고 우량점을 육성하는 전략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87개 점포의 문을 닫았으며, 올해 2분기에도 15곳가량 추가적인 점포 폐점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지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시점이 6개월 전이라는 점과 하이마트 측이 제시한 수익 개선 방안들의 결과를 충분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 시점 롯데하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인 가전양판업계 성수기는 2분기~3분기로, 롯데하이마트가 해당 시기 적자 규모를 얼마나 줄이는 지가 신용도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2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2분기 87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점포 폐점 이외에도 온라인 사업 재정비, 물류 효율화 등 사업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변화가 진행 중이며, 판관비 역시 상당 부분 통제가 이뤄진 상황"이라며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매출 반등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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