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홈플러스가 2022회계연도(2022년 3월1일~2023년 2월28일)에 역성장 고리를 끊어냈다.

홈플러스 강서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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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감소 추세를 이어왔던 매출이 반등한 건 고무적이지만, 대형마트업계 내 경쟁력 약화와 과중한 재무부담에 이자를 내기도 급급한 실정이다.

홈플러스는 식품 전문 매장인 '메가푸드마켓'을 필두로 올해 흑자전환을 통해 체질 개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2022회계연도 매출은 6조6천6억원으로 전 회계연도 대비 1천19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배 이상 확대해 2천602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당기순손실은 4천458억원에 달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점포매각과 제한적인 투자로 인한 대형마트업계 내 경쟁력 약화다.

홈플러스는 대주주 변경 이후 다수의 자산 매각을 통해 인수금융을 상환하며 총차입금 규모를 감소하는 방법을 택했다.

올해 2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1조2천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천381억원 줄였다.

경쟁사들이 수년 전부터 점포 리뉴얼, 온라인 투자 등 차입을 늘려가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지만, 홈플러스의 투자 타이밍은 다소 느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자 홈플러스의 재무구조는 더욱 꼬인 모습이다.

점포를 매각하며 자산 규모가 축소하고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자본이 감소하면서 회계연도(FY)2022 말 부채비율은 944.0%를 찍었다.

순차입금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지표는 23.0배를 넘어섰다.

지난 3월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A3+'였던 단기 신용등급을 'A3'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

민유성 한신평 연구원은 "점포 매각과 영업 중단에도 지속되는 고정비 부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은 실적 반등 제약요인"이라며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까지 'A1'이었던 신용등급은 빠른 속도로 'A3'까지 떨어졌지만, 추가적인 등급 조정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4천억원 규모의 차입에 대해 강제 조기상환옵션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강제 조기상환 트리거는 장기신용등급 'BBB-' 이하 또는 단기신용등급 'A3-'이하로 떨어질 경우다.

2노치 여유가 있었던 트리거는 이제 1노치 차이에 불과하다.

신용도가 한 차례 더 떨어져 트리거가 발동된다면 홈플러스는 즉각적인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수 있는 셈이다.

홈플러스는 또 다른 장기차입금 5천639억원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채무에 대해선 EBITDA이자보상비율 1.5배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올해 2월 말 홈플러스의 EBITDA이자보상비율은 0.9배 수준에 그쳤다.

다만, 지난달 대주단으로부터 재무적 준수사항에 대한 일회성 적용유예 공문을 받으면서 사유가 해소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주단이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를 인정해 일회적으로 재무적 준수사항에 대한 테스트를 면제했다"라며 "올해 재무적 준수사항을 달성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에 1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강화하며 실적 반등의 초석을 닦았다.

홈플러스 내부 통계에 따르면 FY2023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증가하고, 영업이익 역시 손익분기점(BEP)을 넘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는 실질적인 재도약을 이뤄냄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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