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서울외환시장이 경계하는 모습이다.

연준의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은 미국 경제가 이전보다 견고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 강세둔화가 제한될 수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다만 중립금리는 연준의 장기전망치인 만큼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점도표상 중립금리 중간값을 2.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과 같다.

중립금리는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제약적이지도, 완화적이지도 않은 금리를 말한다.

하지만 중립금리 중간값 위에 점을 찍은 위원 수가 지난 3월 4명에서 이달 7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3월 위원들이 찍은 중립금리 중간값은 3.625% 1명, 3.25% 1명, 3.00% 1명, 2.625% 1명, 2.50% 8명, 2.375% 2명, 2.250% 3명이다.

이달 위원들의 중립금리 중간값은 3.625% 1명, 3.250% 1명, 3.00% 1명, 2.750% 1명,2.625% 1명, 2.50% 7명, 2.375% 1명이다.

최근에도 미국 중립금리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5월 연준 연구 콘퍼런스 연설에서 "홀스톤라우바흐윌리엄스(HLW) 모델로 실질중립금리(r-star)를 추정한 결과 매우 낮은 자연이자율(중립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증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뉴욕 연준이 발표한 추정치에 따르면 미국 1분기 r-star는 0.58%다. 연준 인플레 목표치인 2%를 고려하면 연준 점도표상 중립금리인 2.5%와 비슷하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 등 일부 투자은행은 중립금리가 더 높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경기침체가 경제를 뒤흔들지 않는 한 연준이 장기 연방기금금리 추정치를 인상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2.5%에서 3~3.25%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일부 연준 위원들도 6월 FOMC 회의에서 중립금리가 상향조정될 수 있다는 걸 암시했다.

이에 대해 시장참가자는 연준 위원들이 미국 경제가 이전보다 견고하다고 판단하고 중립금리 중간값을 더 높게 찍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달러강세 둔화가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달러-원 '상고하저' 전망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3월과 6월 중립금리 중간값은 같지만 6월에 중립금리 중간값 위에 점을 찍은 위원 수가 증가했다"며 "중립금리가 상향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이전보다 견고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이는 달러 강세둔화를 제한하거나 미국채 수익률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한 딜러는 "연준이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으나 점도표는 매파적이었다"며 "올해와 내년, 2025년 연방기금금리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올리고 실업률 전망치는 내렸다"며 "위원들의 중립금리 중간값이 이전보다 오른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경제지표가 6월 점도표를 뒷받침하면 예상만큼 미국 달러 약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하반기 달러-원 하락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립금리가 장기전망치인 만큼 당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은행 한 연구원은 "중립금리는 연준의 장기 전망치"라며 "연준의 중립금리 상향조정 가능성이 당장 시장에서 의미 있는 재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원(빨간색)과 달러인덱스(파란색)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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