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추석연휴와 3분기 말을 앞두고 크레디트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발행사와 투자자들 간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공사채 발행 시 이른바 '추가매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는데, 이 부분이 부당하다는 투자자들과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발행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15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채권을 발행하는 공기업 상당수는 예고한 발행 물량 가운데 일부만 낙찰한 뒤 추가매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4일 송고한 '수급 부담 속 공사채 오버 조달 이어져…추가 매출로 대응키도' 제하의 기사 참고)

예고한 물량을 모두 발행할 경우 낙찰 금리가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어 이를 방지하려는 것이다.

크레디트 시장의 투심 위축을 반영하는 단면이다. 크레디트 시장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공사채 발행에서 민평금리 대비 크게 높은 금리에 입찰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방증이어서다.

이 같은 경향이 이어지면서 발행사와 투자자들 간에 감정이 쌓이는 모습이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예고한 발행량을 모두 채우면 예상보다 높은 금리를 부른 투자자들까지 낙찰시키게 돼 발행금리가 모두 상승하게 된다.

한 증권사의 발행 관계자는 "애초에 발행사들은 추가매출을 감안해 발행액을 사정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면서 "예고한 대로 모두 발행하면 금리가 너무 높아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입찰 금리에 따라서 한도 끝도 없이 낙찰금리 수준이 올라갈 수 있는데 발행사는 당연히 방어하는 것"이라며 "발행량을 모두 채워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실제 지난 11일 추가매출 없이 예고한 발행량 모두를 채운 한국전력은 민평금리 대비 15bp 가까이 높은 금리에 발행해야 했다.

반면 투자자들은 불만이 적지 않다

다른 증권사의 운용역은 "예고한 발행량을 지속해 채우지 않는 경우가 이어지는데 신뢰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이고 가격 공정성을 해지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크레디트 발행시장은 1년 전 겪었던 투심 위축을 떠올리게 하는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금리 상승세에 가속도가 한번 붙기 시작하면, 진정 국면을 맞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우리는 모두 기억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금리 급등을 방어하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시장 전체에 이득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쪼그라든 심리가 이번에는 더 큰 위기로 번지지 않기를 바란다.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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