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보 실패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유혈 분쟁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가 상습 분쟁 지역임에도 전 세계 패권국인 미국이 전쟁 발발과 관련한 단서를 적기에 포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미사일 요격하는 아이언돔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수개월 전부터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파악해 공개하고, 개전 예상일까지 내놓는 등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외교 정책의 중심이 중국 견제로 옮겨가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하마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하마스는 지난 7일 수천발의 로켓을 발사하며 이스라엘의 최첨단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돔을 무력화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우리나라 세종시 면적에 230만명이 복작이며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대상으로 보복 공격을 가하고, 지상전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전쟁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정치의 혼란 상황은 금융시장에도 작지 않은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 고공 행진하던 미국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이달 13일까지 한 주간 17.71bp 급락했다. 전쟁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금리는 이번 주 들어선 유가 급등과 경제지표 호조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반등, 4.9%선 위로 반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으로 전 세계 통화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관리 모드로 전환했다. 올해 11월과 12월 두차례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열어두던 연준 인사들이 완화적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12월 회의까지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59.2%다.

미국 채권 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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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참가자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이번 전쟁을 촉발한 정보 실패가 금융시장에서 되풀이될지 여부다. 미국 하원은 지난 18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두 번째 투표를 실시했지만, 선출에 실패했다. 다수당인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인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 공화당 내 표가 분산되면서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하원 의장 선출이 불발되면서 미국 의회는 마비 상태를 이어가게 됐다. 문제는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처리한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의 시한(11월 17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셧다운이 발생하면 정부 통계기관들의 운영이 중단된다.

통화정책 사이클의 변곡점에 서 있는 연준이 고용과 물가 등 주요 데이터가 집계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것이다. 데이터의 부재는 정보 실패를 가져오고, 이는 금융시장에 거대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 하원 지도부의 공백으로 2024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의 지연과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불가피해졌다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화할지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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