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증권은 차별화된 리스크관리를 통해 우량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의 부동산 PF 및 대체투자를 전담하는 IB2부문을 이끄는 이충훈 부문장은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PF 시장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나 한편으론 지속적인 투자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확실한 경기 전망 등으로 최근에 우량 시공사의 분양 불(공사 완성도와 상관없이 분양수입금 발생 시 공사비 지급)과 낮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의 사업장들이 PF 시장에 나왔다"며 "우량 사업에 유동성을 공급해 사업을 정상화하고 안정적인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합인포맥스 '단기자금 부동산 PF 신용공여 현황(화면번호 4725)'에 따르면 지난 17일 일 기준 삼성증권의 부동산 PF 대한 신용공여(매입보장, 매입확약) 규모는 1조7천901억원으로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점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전문화, 세분된 부동산 PF 및 대체투자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지난 2021년 말 IB2부문을 신설했고 당시 리스크관리 본부장이던 이 부문장을 좌장으로 임명했다.

이 본부장은 부동산 PF의 어려움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가 오히려 삼성증권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었던 시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 시장이 무너졌을 때 시공사 보증물이 시장에서 팔리지 않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었다"며 "우량 시공사는 이런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고 자신했기에 약 2천억의 대형건설사 보증물을 총액 인수해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다른 대형건설사들의 우량 시공사의 보증물 인수를 통해 꾸준히 시공사 유동성 공급을 하고 있다며 작년 말 이후 삼성증권의 보수적 이미지를 많이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삼성증권의 PF 신용 공여 물량은 많은 편이지만 오히려 우량 자산이 대부분인 만큼 리스크가 적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 상황이 악화했지만, 삼성증권의 부동산 PF 신규 딜은 2분기보다 더 많이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우량 딜들에 선별적인 접근을 한 것이란 얘기다.

이충훈 삼성증권 IB2 부문장

 


삼성증권의 부동산 PF의 경쟁력을 높여 놓은 이 부문장은 오랜 기간 삼성 금융의 리스크관리를 전담해 온 전문가다.

삼성증권의 PF가 규모 대비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것은 오랜 기간 리스크관리를 경험한 이 부문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증권맨으로는 특이하게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경영학사와 금융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부문장은 지난 2016년 삼성증권에 입사해 채권과 IB(기업금융), 뉴욕·홍콩법인을 경험한 후 리스크관리팀을 거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도 리스크관리를 담당했다.

이후 삼성증권으로 돌아와 리스크관리팀장과 리스크관리 본부장을 거쳐 현재 IB2부문장을 수행하고 있다.

이 부문장은 카이스트 졸업 후 증권사에 입사한 이유에 대해 "당시 낙후됐던 국내 자본시장은 지난 1996년에 장내선물 도입과 1998년 장내옵션, 2002년 장외파생상품이 허용 등 성장 국면으로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은 예정돼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보험 등 기존 주류 금융사에 비해 증권사가 규모는 작았지만, 그 역동성 및 성장성은 주류 금융사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선택은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본시장법이 도입되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 출현'이라는 말들이 회자하면서 많은 우수인력이 꿈을 가지고 증권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미성숙한 시장 때문에 힘들어했고 실망하고 떠난 사람도 많았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부문장은 후배들에게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PBS(종합 금융서비스), 대체 자산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진정한 글로벌 IB에 도전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으니 증권맨 도전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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