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사고 현장 찾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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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불면불휴(不眠不休)라는 말이 있다. 잠을 자지 않고 쉬지도 않으면서 일에 매진하는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난 20일을 요약하자면 다소간의 과장이 있지만 '불면불휴'가 가장 어울릴 듯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주말 일정도 비우지 않고 소화하기로 유명하지만 최근 20여일은 단 하루도 휴식을 취하지 않고 일정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13일 세종에서 열린 국토연구원 정책연구협의회에 참석했던 원희룡 장관은 다음날 서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일요일인 15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열린 3기 신도시 조성공사 착공식에 참석한 원 장관은 다음주 일정을 소화하면서 19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해외 출장을 떠났다.

8일간의 해외 출장에서 원 장관은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 도시농촌주택부 장관과 간담회를 가지고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도 참석했다. 이어 카타르에서는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 양국 경제협력 MOU 체결식까지 소화했다.

26일 귀국한 원 장관은 다음날인 27일 국정감사에 참석해 밤늦게까지 국회의원들과 국토부 업무 전반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이어갔고 주말인 28일과 29일에는 태안에서 열린 항공레저 페스타, 서울에서 열린 매입임대주택 현장 점검 입주청년 간담회에 참석했다.

원희룡 장관의 이런 행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스타 장관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원 장관의 민생행보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현장에 참석한 언론과의 질문과 답변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국토교통 현안에서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 명확한 이유다.

다른 스타장관으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결이 다른 점도 눈에 띈다. 원희룡 장관이 참석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일부 사안을 제외하고는 여야 협치의 모범으로 꼽힐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원 장관은 양평고속도로 등 각을 세워야 하는 부분에서는 야당과 대립하기를 주저하지 않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편이다. 원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을 향해 "선배 장관님"이라 부른 것도 국토위의 남다른 모습 중 하나다.

그런 원 장관에게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전세사기에서 원 장관은 "모든 사기는 평등하다"며 정부가 피해자의 채권을 먼저 인수하고 사기범들을 대상으로 구상권을 행사하자는 야당의 제안을 거절했다. 최근 다시 수원에서 대규모 전세사기가 벌어진 데서 보듯 전세제도가 지닌 임대인과 임차인의 정보 비대칭 문제도 개선되지 못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로 불거진 이른바 철근 누락 파동에서는 사업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향해 전수조사를 지시했지만 조사 대상 누락 등으로 LH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오봉산역 등 인명 피해까지 나왔던 철도 안전 사고는 최근까지도 화물열차 탈선 사고가 나오는 등 근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관이 현장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국토부 내부 동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은 괴롭다. 원 장관인들 불면불휴가 달가울 리 없을 것이다. 그가 쉬지 않고 달리는 데에는 현 정부 탄생의 주역 중 한 사람이라는 책임감이 있는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가 30%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불면불휴의 한 축일 것이다. 장관이 찾아야 하는 민생현장이 줄어들고 국정수행지지율도 상승곡선을 그려 원 장관에게도 저녁이 있는 삶이 돌아오기를 기다려 본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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