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출처: TY홀딩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4일 태영그룹에서 '구순'의 윤세영 창업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1933년생이니 올해로 90세의 고령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내놓은 생명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남성의 기대수명은 80.6년, 기대수명이 길어지는 요즘 추세에 비춰봐도 그렇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지난 2019년 3월 아들인 윤석민 회장에게 태영그룹 회장직을 물려줬다. 은퇴 5년 만에 다시 일선으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태영그룹이 배포한 자료에서 눈에 띄는 것은 'PF 우발채무', '창업초심' 두 단어였다. 한마디로 그룹이 위기에 처했으니 창업주가 다시 돌아와 해결하겠다는 이야기다.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오너 일가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장의 신뢰를 사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태영건설 유동성 지원을 위해 관계사인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하면서 대주주의 사재출연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그런 종류의 행동이다. 그렇다면 90세의 창업주가 일선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떨까.

윤세영 창업회장의 복귀선언에 의문이 드는 것은 아들인 윤석민 회장과의 관계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차분히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후가 맞지 않는다. 관계를 정리한 다음에 복귀를 발표하는 것이 맞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거나 아니면 상호 간의 이견이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발표일 가능성이 있다. 태영그룹은 지난 6일 최금락 신임 부회장과 오동헌 회장 비서실장 인사를 발표하며 창업회장의 복귀를 기정사실로 굳혔다.

윤석민 회장의 입장에서 부친인 윤세영 창업회장의 복귀는 어떤 의미일까.

그룹지주회사인 TY홀딩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윤석민 회장의 주요 이력을 보면, 2017년 9월 SBS미디어홀딩스 대표, SBS 사내이사, SBS콘텐츠허브 사내이사, SBS플러스(현 SBS미디어넷)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물러났다. 2019년에는 태영건설 대표이사와 태영인더스트리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지주사인 TY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데 대외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윤석민 회장은 소유하되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룹에서 자리 잡은 셈이다.

윤석민 회장은 지주회사인 TY홀딩스 지분 25.2%를 보유한 대주주다. 윤세영 창업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0.5%. 서암윤세영재단 지분 5.4%를 합치더라도 윤석민 회장 지분에 미치지 못한다. 그 외에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국민연금(6.97%)이다.

윤석민 회장도 내년이면 환갑을 맞이한다. 하버드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고 30년 넘게 현장에서 일한 윤석민 회장이 마주한 난제를 90세의 윤세영 회장이 해결할 수 있을까. (기업금융부 남승표 기자)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2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